[허준기자] 우체국이 알뜰폰 수탁판매를 시작한지 7개월여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알뜰폰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가계통신비 절감에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개통지연, 사후서비스(AS) 등의 개선노력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9월27일부터 6개 사업자 알뜰폰 수탁판매를 시작한지 7개월여만인 지난 14일 기준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우체국 알뜰폰의 가장 큰 성과는 알뜰폰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우체국 수탁판매가 시작되기 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알뜰폰에 가입하기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했다.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 창구로 자리잡으면서 온라인 환경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이 쉽게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부가 운영하는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파는 만큼 믿고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실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비중을 살펴보면 60대 가입자가 21.7%로 가장 많다. 50대 가입자는 21.4%, 70대 가입자도 13.5%를 차지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우체국 판매 이전에는 알뜰폰이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가입방식도 온라인이 대부분이라 믿고 가입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우체국이라는 신뢰도 높은 기관에서 판매되면서 알뜰폰의 인지도와 신뢰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도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부분이 단말기 수급 및 개통지연, 사후서비스(AS)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 초기에는 단말기가 부족해 가입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말기를 확보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단말기 공동수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꺼번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개통지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에넥스텔레콤이 기본료 1천원 요금제를 선보였을때 가입자가 일시에 몰려 개통이 지연됐다. 에넥스텔레콤은 원활한 개통을 위한 한동안 가입자를 더 받지 못한채 개통 업무에 매달려야 했다.
AS도 문제다. 알뜰폰을 우체국에서 판매하다보니 AS에 대한 민원이 우체국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AS는 우체국이 아닌 수탁판매 사업자가 담당한다. 중소사업자 위주로 수탁판매를 진행했기 때문에 고객센터 인력이 부족,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민원이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기업 계열 사업자에게도 우체국 수탁판매를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나 2위 사업자 SK텔링크 등을 진입시키면 고객들의 단말기 및 요금제 선택의 폭이 늘어날 수 있고 AS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우정사업본부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기적으로 알뜰폰 단말기와 요금제를 변경하면서 개통지연이나 단말기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AS 문제도 수탁판매사업자에게 더 신경쓸 것을 주문하고 개통상황 안내 서비스 등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무조건 기본료가 낮은 요금제만 선택하는 고객들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추전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음성 10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월 100분을 모두 사용하면 기본료 1천500원 요금제보다 1천700원 가량 저렴하다는 점을 홍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인터넷 우체국에서 내게맞는 요금제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7월부터는 순차적으로 알뜰폰 판매 우체국을 읍면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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