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여야가 27일 오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계획서 작성과 관련, 추가 실무협상에 나섰다. 이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 및 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당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고 본격적인 국정조사특위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증인 채택 절차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정이 '올스톱'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조사 시기, 절차 등을 담은 국정조사 계획서를 먼저 채택한 뒤 증인 문제는 특위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를 찾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 및 실종자·생존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입장차를 그대로 노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국회 당시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특위가 만들어졌지만 위원장 뽑고 인사말 하는 단 한 번의 회의 이외에는 한 번도 안 열렸다.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특위도 증인 채택 문제로 활동기간을 다 까먹었다"며 "이번에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번 국정조사는 과거 관행과 전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여당에서 능동적으로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빨리 국정조사 계획서가 의결될 수 있게 해 달라"고 새누리당에 양보를 촉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는 관행이 있고 법이 있다.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헌정 사상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포함한 적은 없었다.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자는 것은 선후관계가 바뀐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가족들은 "그 관행 때문에 세월호가 넘어졌다", "그동안 했던 국정조사대로 되겠네"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유족 관계자는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은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을 겨냥, "그 분 본회의장에서 XX사진 보신 분 아니냐. 그 분은 전에도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맡았었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들은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을 거듭하자 즉각 실무협의를 열어 결론을 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국정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조원진 의원과 김현미 의원이 실무협의에 나섰으며, 희생자 유족 및 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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