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에 발목을 잡혀 결국 낙마하면서 취임 초 박근혜 정부에 쏟아졌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가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안 후보자는 28일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면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 이상 국무총리 후보로 남아 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격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대쪽 검사' 이미지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나 대법관을 그만 둔 후 약 5개월간 16억원이라는 막대한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목을 잡혔다. 총리 지명 엿새 만의 사퇴다.
정권 출범 첫 총리지명자였던 김용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로 이미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사퇴시킨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누구보다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안팎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 인사 문제에 직접적인 책임을 진다.
또, 정권 초기부터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온 인사 검증 문제가 또 다시 주목을 받게 되면서 향후 총리 후보자 재지명과 내각 후보자 지명 과정에서 청와대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전 박근혜 대통령은 60%대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인사 난맥을 겪던 2013년 3월 넷째 주와 4월 첫째 주에는 가장 낮은 41%가 나올 정도로 인사 문제의 폭발력은 적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곧바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이시종 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대통령의 불통 통치가 바뀌려면 우선 비서실장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의 책임 역시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이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권 출범 1년 3개월 만에, 그것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위기 국면에서 다시 부각된 인사 문제를 청와대가 어떻게 극복할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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