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3사의 과잉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시장조사에 착수한다. 방통위는 시장조사를 통해 보조금 경쟁 주도사업자를 가려내고 엄하게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오남석 이용자정책국장은 29일 "하루에 번호이동 수치가 4만~5만명까지 늘었다. 매우 심각하다"며 "영업정지 이후 10일밖에 안됐음에도 시장과열이 심해 빨리 시장조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방통위가 진행하는 시장조사는 3사 영업이 모두 재개된 이후 과열된 시장에 대한 조사다. 시장조사는 제재를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시장조사를 통해 과징금 규모나 영업정지 일수가 정해진다.
지난 20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이통사들이 보조금 지급 기준인 27만원보다 훨씬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확인됐다. 영업재개 첫날부터 85만원에서 1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이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에는 막 출시된 최신 스마트폰인 G3에까지 과도한 보조금이 투입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보조금이 많이 시장에 뿌려지면서 번호이동 수치는 급증했다. 일 평균 4만명, 심한경우에는 5만명 이상이 번호이동을 했다.
이에 방통위는 기존과 다른 제재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에는 위반한 사업자 모두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주도사업자를 추가로 제재했지만 이번에는 주도사업자만 가려낸 뒤 그 사업자만 제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오남석 국장은 "업계에서는 과징금이 얼마냐보다는 누가 과열 주도사업자로 지목되느냐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한 사업자에게 과징금, 영업정지를 내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상임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늘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시기는 추후에 다시 확정하기로 결정됐다. LG유플러스는 14일, SK텔레콤은 7일 영업정지 제재를 받을 예정이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불법 보조금 지급 경쟁을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시장상황을 살펴본 이후, 제재 일정을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오남석 국장은 "영업정지 시기 확정이 연기된 것과 시장조사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에 결정된 영업정지와는 별개로 이번 시장조사를 통해 또다시 과징금 혹은 영업정지 제재를 내리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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