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볼보자동차가 6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완성한 '드라이브-이 파워트레인(DRIVE-E Powertrains)'을 국내 첫 공개하고, 독일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이브-이 파워트레인은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명칭으로, 첨단 기술이 집약된 신형 4기통 가솔린·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됐다.
새 파워트레인은 크기는 줄이고도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그간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는 볼보자동차가 차량의 주행성능까지 강화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새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들을 통해 올해 내수시장에서 40% 이상 판매를 신장시킨다는 목표다.
올해 연간 판매목표는 2천600~2천800대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의 볼보자동차 총 판매량 1천960대보다 42.9% 늘어난 수치다.
새 엔진은 가솔린과 디젤 모두 같은 블록을 적용하고 모듈화 됐다. 여기에 지능형 연료 분사 기술과 실린더 내 마찰 계수를 줄여 동력성능과 연료효율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XC60 D4
새로운 심장을 장착한 볼보자동차의 시승은 강원도 양양 인근 150여km를 오가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내주행과 산행 코스가 복합된 1코스, 고속도로 주행구간인 2코스, 시내주행과 해안도로 구간의 3코스 등으로 구성돼 차량의 다양한 성능을 테스트 하는 데 충분했다.
이번 시승에는 드라이브 이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S60, S80, V60, XC60, XC70 등 볼보자동차의 모델이 총동원됐다.
연속 급커브 구간이 많은 1코스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 D4'를 시승했다. XC60 D4에 탑재된 4기통 2.0ℓ 디젤 D4 엔진은 동급 최고 수준의 토크 40.8kg·m를 유지하면서 최대출력을 181마력까지 올렸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 실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디젤 엔진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소음을 잘 잡았다.
대명리조트솔비치를 빠져나와 오색약수터로 방향을 잡고 가속 페달에 얹은 발에 힘을 넣었다. 중저속 구간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했다.
다만 오르막 구간에서는 다소 힘이 부치며 가속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직선 주로에 접어들어 150km를 넘어서자 풍절음도 다소 거슬린다.
핸들링은 만족스럽다. 저속에서는 가볍게 조작이 가능하고,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묵직하게 바뀐다.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도 코너링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S80 D4
양양 IC를 지나 안목해변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S80 D4'를 몰았다. XC60과 같은 D4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세단과 SUV까지 아우르는 범용이다.
D4 엔진은 세단 모델에 적용되서도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마자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며 급가속을 시도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금새 시속 100㎞까지 부드럽게 가속됐다. 가솔린 세단의 날카로운 반응은 아니지만 디젤 엔진에서 느껴지던 둔함은 없다. 잠시 만족감에 눈을 돌린 사이 벌써 계기판은 시속 150km를 넘어 200km를 향하고 있었다.
고속의 곡선 구간에서도 무게 중심이 흔들리거나 불안한 움직임은 찾아볼 없었다. 200km를 넘나드는 속도에서도 묵직한 스티어링휠이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젤 세단이지만 잘 마감된 소음·진동재 덕분에 가솔린 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을 보였다.
2코스 약 50km를 주행한 뒤 트립컴퓨터에 나온 연비는 리터당 16.6km였다. 복합공인연비인 리터당 16.1km를 웃도는 수준이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는 시승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효율성을 나타냈다.
◆S80 T5
마지막 3코스에서는 'S80 T5'를 시승했다. 앞서 디젤 SUV와 세단을 시승한 뒤인 탓인지 가솔린 세단이 주는 승차감과 정숙성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해안도로에 진입하자 마자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넣자 6초 정도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됐다. '치고 나가는' 가속력은 이전 모델보다 더 만족스럽다.
S80 T5는 기존 5기통을 대신해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탄탄한 하체도 인상적이다. 고속으로 질주할수록 차체가 낮게 깔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출렁거리는 느낌도 없었다. 과속 방지 구간을 앞두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지만 감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도 복합공인연비인 리터당 12.1km에 근접한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위권 브랜드들의 경우 고효율과 상품성을 갖췄다.
이번 시승을 통해 새로운 파워트레인으로 성능과 효율 면에서는 내수시장을 이끌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견줘 못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고객의 특성을 감안한 내·외관 디자인 개선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과제다.
볼보자동차의 새로운 드라이브-이 파워트레인은 S60, V60, XC60, XC70, S80 가솔린 및 디젤 모델들에 적용되며 내달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강원(양양)=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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