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쿠팡이 최근 미국 투자사로 부터 1억달러(한화 1천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분 등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달 29일 미국 투자 전문회사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등으로부터 1억 달러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나스닥 상장 등 기업공개 가능성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팡이 이번에 투자를 유치한 세쿼이아 캐피탈은 애플 컴퓨터, 구글, 시스코, 오라클, 야후, 링크드인, 자포스, 유튜브, 페이팔, 드랍박스 등에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투자 전문 회사.
이번 투자에는 세쿼이아 캐피탈 외에도 그린옥스(Greenoaks), 로즈파크(Rose Park), 론치타임(LaunchTime) 등도 함께 참여했다.
세쿼이아 캐피탈이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로 중국에 투자를 해왔다. 이번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게 쿠팡 등 양측의 공식 설명이다.
그러나 그동안 쿠팡이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공공연히 언급해 왔던 만큼 이번 투자 유치가 기업공개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2011년 8월 서비스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해온 것. 이번 투자 유치뿐 아니라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깜씨(CalmSea)'를 인수한 것도 이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투자 규모 외 지분에 관한 것들은 전혀 밝히지 않아 이번 일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쿠팡이 상장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투자한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수 있겠냐"며 이같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처음부터 쿠팡은 상장을 목표로 투자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인 신현성 티몬 대표는 "이번에 미국 투자사들이 쿠팡에 투자한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대목"이라며 "이번 투자는 쿠팡이 IPO를 준비하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또 "쿠팡은 자금 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IPO를 준비해왔던 것 같다"면서 "쿠팡이 이번 일을 토대로 IPO에 성공한다면 우리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쿠팡측은 이같은 관측 등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단순 투자로, 구체적인 조건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이번 일이 나스닥 상장과 연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특정 비용을 메우기 위해 자본을 쓰려는 의도가 아니다"면서 "더 편리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한 고객 만족 고도화를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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