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아이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맥으로 받을 수도 있다. 맥으로 아이폰 문자 메시지를 자유롭게 쓸 수도 있다. 아예 아이폰 배터리 소모량 같은 것들도 맥을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맥과 아이폰의 완벽한 융합. 애플이 품 속 깊이 간직했던 모바일과 PC를 연동한 거대한 제국 건설이란 꿈을 마침내 드러냈다.
애플은 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8을 공식 발표했다. iOS8은 헬스케어 앱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애플 마니아’들을 흥분시켰다.
◆아이폰으로 주고 받던 문자, 맥에서 그대로 사용
이날 애플은 “이용자들에겐 믿기지 않을 새로운 기능들을, 개발자들에겐 환상적인 앱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선사했다”면서 “앱스토어 출범 이래 최대 규모 출시”라고 의미부여했다.
하지만 iOS8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따로 있었다. 최신 맥 운영체제인 OS X 요세미티와의 강력한 연동성이다. iOS와 OS X 통합이란 거대한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애플은 이날 OS X 요세미티는 공개만 했다. 공식 출시는 올 가을 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버릭스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짜로 배포한다.
이날 공개된 iOS8과 OS X 요세비티는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과 맥에서 문서를 한층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애플은 iOS7부터 ‘에어드롭’을 선보였다. iOS 기기들끼리 파일을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 하지만 어디까지나 iOS 기기끼리만 가능했다. 이게 iOS8부터는 OS X로도 확대됐다. 에어드롭을 이용하면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사이에 파일을 자유자재로 주고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맥에 있는 아이메시지도 한층 강화됐다. 이젠 아이폰으로 온 문자 메시지를 맥을 이용해 전달할 수도 있게 됐다. 그 뿐 아니다. 이젠 아이폰으로 걸려온 전화까지도 맥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에서 전화 벨이 울릴 경우 맥의 알림센터에 발신자 이름과 전화번호, 사진이 뜨게 된다. 그 부분만 클릭하면 바로 통화를 할 수 있다. 맥으로 작업 중 걸려온 전화를 받기 위해 굳이 아이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단 이 때 맥이 와이파이로 연결돼 있어야만 한다.
◆기기간 실시간 문서 편집도 자유자재
문서 편집도 기기를 오가면서 할 수 있게 됐다. 한층 강화된 핸드오프(Handoff) 기능 덕분이다.
맥에서 작업하던 제안서를 아이패드로 옮겨 계속 하고 싶다면 바로 ‘핸드오프’ 하면 된다. 이 기능은 메일, 사파리를 비롯해 ▲페이지 ▲키노트 ▲지도 ▲캘린더 ▲주소록 등을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서 작동한다. 서드파티 개발자들도 이 기능을 기본 지원할 수 있다.
맥에서 작업하던 것을 아이패드로 옮겨서 하려면 ‘핸드오프’ 버튼을 위로 밀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럼 맥에서 하던 문서 내용이 아이패드에 그대로 뜨게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폰에서 하던 작업을 맥에서 이어서 계속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폰으로 이메일을 쓰다가 맥 근처로 가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메일 내용이 길어질 경우엔 곧바로 맥에서 핸드오프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그럼 곧바로 이어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애플이 궁극적으론 iOS와 OS X를 하나로 통합할 것이란 전망은 오래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컴퓨터와 모바일 운영체제를 하나로 만든다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iOS8과 OS X 요세미티는 ‘기기간 통합’이란 애플의 원대한 꿈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애플이 맥에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동한 ‘탄탄한 울타리’ 속으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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