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6·4 지방선거가 아무런 정책·공약도 없이 끝이 났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들은 정치권에 높은 불신감을 드러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정치권은 반성과 사과, 그리고 조용한 선거를 표명할 수밖에 없었다.
선거 기간 동안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서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은 뒷전이었다. 약 4년 동안 국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깜깜이 선거가 치러진 셈이다.
다만 인물 경쟁력이나 중앙 차원의 네거티브 이슈만 첨예한 논란이 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상급식이 정책 이슈로 떠오르면서 향후 복지 논쟁의 시발점이 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같은 정책 이슈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직 세월호 이후 높아진 정치권에 대한 불신 속에서 '박근혜 지키기' vs '세월호 심판'이 막판까지 선거를 이끌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후보자 개개인의 인물 경쟁력이 중요해지다보니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렸다. 또한, 일부 후보자 가족까지 부각되는 뜻밖의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 막판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딸이 '고승덕 후보는 서울시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이 메가톤급 이슈를 불러 일으키면서 전국서 진보 교육감들이 압승을 거뒀고, 세월호 참사의 애도 중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막내 아들의 '국민미개'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정 후보가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선거 과정에서 이슈화되기도 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 측에서 박 후보자의 부인 강난희 씨에 대해 해외 도피 의혹과 구원파 유병언 일가와의 연계설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고, 박원순 후보 측은 고소로 맞섰다.
그동안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향후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미래와 방향이 일정 정도 제시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됐던 무상 급식 논란, 2012년 대선에서 여야가 모두 벌였던 복지경쟁이 그 일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우리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책 이슈들이 거의 사라지면서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지방선거 결과가 우리 국민들의 삶을 상당 기간 결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점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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