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한숨 돌린 與, 7·30 재보선 전략 '깜깜'

[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7.30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6.4 지방선거가 사실상 여야간 무승부로 끝난 만큼 재보선에서 분명한 승리를 거둬야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막판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는 호소가 보수층 결집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또 다시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 기대 참패를 면했을 뿐 당 차원에서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한 터라 재보선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조만간 이뤄질 총리 인선, 개각 등 정부발(發) 변수도 여당으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청문회 문턱도 밟지 못한 채 낙마한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같은 인사 실패가 반복될 경우 새누리당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직후 '변화'와 '개혁'을 부쩍 자주 언급하는 데도 재보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조해진 의원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적어도 새누리당에게 있어 '묻지마 투표'는 사라졌다. 영남이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계층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누리당을 찍지 않는다"며 "이제 진정으로 국민이 공감할만한 보수적 가치를 제시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은 뿌리채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완구(사진) 비상대책위원장도 "전통적 지역 구도에 의존하기보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당이 대단히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조 의원의 말씀은 의미가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 비대위원장은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매섭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변화와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비대위원장은 "총리 인선과 청와대, 내각 개편이 예상되는데 당도 이에 맞춰 국정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당정체제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당청관계에 변화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