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애플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가 장악한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에만 치중해왔던 애플이 게임용 그래픽 엔진을 내놓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일 세계개발자회의(WWDC2014)에서 차세대 데스크톱 운영체제(OS) OS X 요세미티, 모바일 OS인 iOS8 등과 함께 새로운 그래픽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메탈(Metal)을 공개했다.
메탈은 애플칩 A7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게임 엔진이다. 따라서 메탈로 아이패드 에어용 게임을 만들 경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나 MS X박스원에 필적할만한 그래픽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게임엔진 '메탈', 비디오 게임시장 진출 신호탄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게임 엔진 보급을 계기로 애플이 비디오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비디오 게임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잡을 수 있어 시장 진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애플이 비디오 게임을 본격 공급할 경우 소니와 MS, 닌텐도 등 기존 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이미 대형 사업자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애플 기기 사용자는 아이튠스에서 앱을 구매하는 데만 100억달러(약 10조원)를 썼고, 이 돈의 상당수는 게임 개발자의 몫으로 돌아 갔다.
아이튠스에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게임 개발자들이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리 없다.
이런 이유로 비디오 게임 서비스 업체 밸브의 최고경영자(CEO) 게이브 뉴웰은 애플이 비디오 게임 시장에 진출하려고 맘만 먹으면 애플TV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으며 경쟁 상대로 MS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애플TV, 비디오 게임 생태계 교두보
애플은 게임 엔진 보급 외에도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장터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TV에 게임스토어나 앱스토어 연결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애플은 애플TV 새 모델에 이 기능을 추가해 게임기나 아이패드가 없어도 대형 HDTV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새 애플TV는 자체 저장공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게임스토어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해 이곳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사실상 애플TV가 PS4나 X박스원같은 게임기로 변신하는 것이다.
애플은 게임스토어를 통해 게임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고 애플TV로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용 모바일 게임을 에어플레이를 통해 대형 TV로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작은 모바일 화면 크기에 맞게 만들어진 게임은 TV에서 비디오 게임만큼 해상도를 구현할 수 없었다.
이 문제가 메탈 게임 엔진 등장으로 해결되면서 애플은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지적됐던 약점을 없앨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애플은 지난해 11월 3차원 동작감지 기술업체 프라임센스를 인수했다.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PS4나 X박스원에서 제공하는 동작감지 게임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가격도 큰 경쟁력이다. 비디오 게임기가 400달러대에 팔리는 데 반해 애플TV는 99달러에 불과하다. 애플TV 판매가 늘면 애플 하드웨어 생태계가 확장되고 같은 생태계 안에 있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니나 MS, 닌텐도에 뒤지지 않는 애플이 앞으로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귀축가 주목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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