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개월째 2.50%로 동결한 가운데, 채권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 향후 금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13일 성장론자로 분류되는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것이다.
아무래도 최 후보자가 부총리에 취임하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기대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의 박형민 채권 애널리스트는 16일 "경제 부총리 지명자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 시장 규제를 완화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결국 정부가 부채 증가를 통해 신용 팽창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만약 한은이 부채 증가율을 명목 성장률 이하로 억제하려는 통화정책을 고수한다면 통화정책은 정부정책과 엇박자가 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통화정책도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박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후 꾸준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만일 금리의 방향이 바뀐다면 인상쪽일 것이라는 뉘앙스를 시장에 전해왔었다.
박 애널리스트는 "정부와 6월 금통위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논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인하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개각 때마다 나타나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NH농협증권의 신동수 채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 금통위에서 한은이 세월호 사태로 인한 국내 경기에 대한 판단을 7월 금통위로 유보한 만큼 7월 금통위까지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국내 성장률은 작년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비교해 양호하고, 해외 경제지표의 개선과 수출 호조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만큼 국내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또한 "보다 뚜렷한 경제지표 부진이나 한은의 완화적 스탠스가 확인되지 않는 한 자칫 금리 반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음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한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가 기준금리 인하를 원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기재부와 중앙은행은 서로의 기능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