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가 17일 국회에 제출된다.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되면 국회는 20일 이내인 다음달 6일까지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지만 야당의 반발이 거세 난항이 불가피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느님의 뜻'이라는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박근혜 대통령에 지명 철회를, 문 후보자에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1세기 들어 대한민국 국민을 가장 슬프게 한 사건이 세월호 참사라면 20세기 대한민국 국민에 가장 큰 상처를 준 것은 일제 식민통치"라며 "이런 아픔의 역사를 건드린 사람을 국무총리 후보로 선출한다는 것은 국민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국민 인사청문회가 이미 끝났다"며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로 보내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인사청문요구서가 오기도 전에 국민의 3명 중 2명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70%가 사퇴하라 하고 있고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43%가 사퇴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며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라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말이 적합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20여명은 청와대와 국회, 새누리당사,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일본대사관 소녀상,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문, 효창공원 백범기념관 등에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인사청문회 등 법에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과 입장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지만, 적격 여부를 가리는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적 판단을 구하는 게 국회가 할 책임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도 하고 표결도 이뤄졌지만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당시 국회는 청문회도 하고 표결도 했다. 이것이 의회민주주의"라며 "당시 여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야당이 됐다고 해서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말라, 제출해도 인사청문특위를 안 하겠다고 뻗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현재로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인사청문회 자체를 무산시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인사청문회가 일단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마친다 해도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장담할 수는 없다. 이 경우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을 시도할 수 있지만, 여당 내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