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 2기 내각에서도 유임돼 절대적인 신임을 확인한 김기춘(사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기의 시간을 맞고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편향된 역사인식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여권 내에서도 사퇴 요구가 확산되는 등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인사검증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당초 청와대는 지난 17일 국회에 문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었지만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 일정 지연 등을 이유로 일단 연기했다.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여야를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정면 돌파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야권에 이어 여권 내에서도 초선 그룹과 비주류 중진인 이재오 의원, 친박 주류의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까지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해 사실상 인준 절차에 들어가도 국회 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야권은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를 지적하며 김기춘 비서실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쪽같은 일주일동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절대로 용인할 수 없는 총리 후보자를 놓고 정치권과 국민이 갑론을박을 하면서 시간을 까먹었다"며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 "국민 통합을 외치며 오히려 국론 분열을 야기한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박 대통령은 국민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 한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책임진 비서실장은 분명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김기춘 책임론을 강조했다.
여권의 유력한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도 김기춘 비서실장을 정면 공격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실장은 당을 청와대 아래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유임되는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김 실장은 지금까지 해오던 것들을 분명히 바꿔야 한다"며 "김 실장이 청와대로 가서 당을 지시하고 인사와 공천에 개입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집권 여당의 당 대표도 대통령과 정례회담을 한 번도 못 하고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아 왔다"며 "정당은 청와대와 대등한 입장에서 할 말은 하고 민심을 전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권 초부터 문제가 됐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극이 또 한번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기춘 비서실장 역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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