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14일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약 13분여 동안의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시점에서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자진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겠다는 말씀에 공감했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으로 끌고 가겠다는 말씀에 조그마한 힘이지만 돕고 싶었다"며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저를 불러들인 것도 그분이고, 저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분"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해 자신의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의 뜻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자신을 사퇴로 내몬 국회와 여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신앙의 문제, 가족사의 문제에 대해 장시간 해명했다.
문 후보자는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들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런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했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누가 법을 지키겠나"고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언론에 대해서도 "진실보다 발언 몇 구절을 따내 그것만 보도하고, 그것이 전체의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 보도가 아니다"며 "우리 언론이 진실 보도를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문 후보자는 논란이 된 교회 강연에 대해 신앙인으로서 문제가 없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혔다"며 "제가 평범했던 개인 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 되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앙 고백을 해도 되고 저는 안되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문 후부자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사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저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문남규)가 3.1 운동 당시 만세를 부르다가 돌아가셨다는 가족사를 아버님으로부터 듣고 자랐다"며 "검증 과정에서 저에 대한 공격이 사리에 맞지 않아 검증 과정에서 제 가족 이야기를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뜻밖에 저희 할아버지가 1921년 평북 삭주에서 항일투쟁 중 순국하신 것이 밝혀졌다"며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손자로서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 절차에 따라 다른 분들과 똑같이 처리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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