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과 관련,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으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총리 후보자가 연이어 도중에 사퇴하면서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심화되고 혼란이 지속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정 총리의 유임을 결정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잇달아 낙마한 데 이어 사의를 표명한 총리를 유임시킨 사상 초유의 '인사 참사'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종합적인 자질 보다 신상털기식, 여론 재판식 비난이 반복돼 많은 분들이 고사하거나 가족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면서 "청문회 가기도 전 개인적 비판이나 가족들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높아진 검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분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총리 후보자 인선 과정의 어려움과 함께 정 총리 유임 결정의 당위성을 설명한 것으로 읽히지만, 결과적으로 현 정권 인재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꼴이 됐다.
잇단 인사 실패의 책임을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 소홀 보다 '마녀사냥식 여론 재판' 탓으로 돌리는 듯한 모습도 논란거리다.
박 대통령은 "유능한 공직 후보자를 상시 발굴해 인재풀을 만들고 평가 검증 자료를 평소에 미리 관리해 필요한 자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아 쓰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개선 의지를 밝혔지만, 인사 사고가 집권 초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강원도 동부전선 GOP 초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잊을만하면 터지는 군부대 사고로 군대에 자녀를 보낸 부모님들이 느끼실 부담감을 생각하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군은 사고 원인과 책임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무엇보다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유족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초동대응의 적절성, 발표 내용에 관한 진실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이번 사고를 우발적, 일회성 사고로 치부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병력자원 감소, 개인주의 심화, 인권의식 제고 등 병영 환경 변화에 맞춰 병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잘못된 병영문화나 관행은 없는지 면밀하게 점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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