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지금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시대를 앞두고 KT가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KT 회장이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한 '기가토피아'를 선언한 이후 KT는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금도 50Mbps 속도를 보장하는 요금제와 100Mbps를 보장하는 요금제로 나뉘어 있듯 속도 구간별 요금을 달리 책정하는 단계별 종량제를 포함해 부분종량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가인터넷이 새로운 서비스인 만큼 기가인터넷에 대한 신규 요금제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초고속인터넷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추가 투자 비용이 드는 기가인터넷의 경우 속도별로 구간을 나눠 정액요금을 부과하거나 모바일 요금제와 기본 제공 데이터를 사용한 뒤에는 추가 요금을 물리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T가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T는 지금까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이용해 트래픽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네트워크 유지 보수비를 더 많이 물리겠다는 논리를 펴왔다. 하지만 투자비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며 소비자의 부담을 늘린다는 비판을 넘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난감해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전국 90% 지역에 기가인터넷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통신사들의 망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수조원의 투자비를 부담해야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 요금제는 인가제가 아닌 신고 사항이지만 요금제가 종량제로 변경되는 순간 정부도 비난 여론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선뜻 '종량제'를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미래부 관계자는 "KT가 초고속인터넷 요금제를 정해 미래부에 접수만 하면 되지만, 종량제에 비판적인 여론을 정부가 무시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량제로 바꾸겠다는 이야기부터 하니 요금제로 적자를 만회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반발 여론이 이는 것"이라며 "기가인터넷이 구축되면 UHD서비스 활성화 되고 5G로의 연결, 무선망 속도 증대와 같은 서비스가 향상된다는 것을 알리는 사전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통신사 입장에선 종량제의 '종'자도 꺼내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유선가입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KT가 앞서 종량제를 도입해주면 나머지 통신사들이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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