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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국회, 단원고 학생들 "친구들아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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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0416' 마음에 새기고 1박2일 도보행진

[이영은기자] "얘들아 사랑해"

1박2일을 두 발로 걸어 서울 여의도공원에 입성한 단원고 2학년 아이들을 향해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아이들은 멋쩍은 듯 그러나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의도 공원에 들어서서 그늘 한 켠에 자리를 잡았다. 목적지인 국회의사당까지 채 1km도 남지 않았지만 긴 시간을 걸어온 아이들은 공원에서 마지막 휴식 시간을 가졌다.

생활복 밖으로 드러난 팔과 다리에는 근육통을 잊기 위해 붙인 파스와 붕대가 감겨있지만 아이들은 지친 기색없이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15일 오후 5시부터 16일 오후 3시까지 세월호 생존자인 단원고 2학년 43명의 학생들이 더위와 고통에 맞서며 안산부터 국회의사당까지 도보 행진을 한 이유는 먼저 하늘로 보낸 친구들의 죽음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미 국회 본청 앞에서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사흘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저 멀리 목적지인 국회의사당이 보여서일까. 아이들은 하나같이 씩씩하고 밝았다. 시민들이 전달하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사탕 하나에 얼굴엔 밝은 미소가 번졌고, 더위를 식히라고 전해준 얼음 주머니를 서로의 머리 위에 올려주며 까르르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고2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15분여의 휴식이 끝난 아이들이 노란 장우산을 펼치고 두 명씩 짝을 지어 대열을 지었다. 아이들이 함께 "화이팅"을 외치자 도보행진에 동참한 시민들이 박수로 격려했다.

국회의사당을 500m 앞두고 야당 일부 국회의원과 보좌진, 시민들이 거리를 메우고 아이들을 향해 "힘내라" "잘했다, 우리 아들 딸들 멋지다" "애썼다"라는 격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밝은 표정의 아이들은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다소 긴장한 듯 경직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마침내 목적지인 국회의사당 정문. 힘겹게 행진을 완주한 아이들은 다 같이 박수로 스스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참아온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해냈다는 기쁨에 미소 짓는 아이들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뜨겁게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들을 인솔한 단원고 선생님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었어. 너희들은 최선을 다했고 해냈어"라고 격려하면서 "우리 열심히 했다고, 부모님들께 사랑한다고 크게 외쳐보자"고 말했다.

이에 아이들은 "사랑합니다"를 다 함께 외쳤고, 이를 지켜보던 일부 부모님들은 연신 눈물을 훔쳐야 했다. 아이들은 이날 아침 정성스럽게 쓴 편지들을 모아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아이들이 선 국회의사당 담장 너머로 부모님들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건물이 보였다. 그러나 아이들은 국회로 들어서지 않고 정문 앞에서 행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신 자신들의 마음을 담은 노란 깃발을 국회 담장에 매달고, 안산으로 돌아갈 버스에 올라탔다. 아이들은 긴장이 풀린 탓에 눈물을 쏟기도 하고 다리를 절뚝이기도 하며 버스로 향했다.

아이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엄마들은 정문 한 켠으로 물러나 오열했다. 행여 아이들이 보고 눈시울을 붉힐까 모습을 숨기고 눈물을 훔쳤다. 함께 도보행진을 한 시민들은 아이들이 탄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고 또 흔들었다. 아이들도 버스 안에서 이에 화답했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그들의 마음이 오롯이 적힌 노란 깃발이 남아 흩날렸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잊지 않을게 사랑해', 'REMEMBR 0416',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버린 친구들을 위해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이영은 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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