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기어이 6월 국회를 넘기고 마는 것인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법 제정이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이 국회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생존 학생들은 1박2일에 걸쳐 안산에서 국회까지 도보 행진을 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실을 밝혀 줄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 단 한 가지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16일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유가족과 야당의 요구대로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헌법이나 법률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사권을 부여하는 대신 독립된 지위의 특임검사를 조사위 외부에 임명하거나 상설특검을 가동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입장은 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갖고 있다"며 "조사위라는 민간기구에 국가권력의 행사인 수사권을 줬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상설특검을 만들어 지난달 18일 발효돼 검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상설특검을 발효하도록 돼 있다"고도 했다.
'세월호 특별법 TF'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도 "민간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법 체계에 안 맞는다"며 "조사위가 나서 수사를 할 경우 검·경 합동수사반의 수사와 충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특별사법경찰관 임무 부여는 법 체계를 흔들지 않고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특별법 TF' 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실질적 조사권이 부여된 조사위가 아니면 진실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강제적인 수사권이 없다면 누가 본인이 피해를 보는 일에 진실의 답을 하겠느냐. 이건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이날도 TF 간사 협의를 이어가며 진전이 있을 경우 지도부 간 2차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을 처리할 수 있지만, 끝내 실패할 경우 7월 임시국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