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기술책임자(CIO)가 같이 일하라."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 수석 애널리스트인 타마라 가프니는 최근 기자와 만나 디지털 마케팅의 성공비결을 이같이 꼽았다.
"성공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하는 기업에서는 두 사람이 충돌을 일으키거나 반대되는 의견을 갖기보다는 조화롭게 같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각각의 부서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른 유형의 두 사람인 CMO와 CIO의 관계가 부서간에도 전염된다는 의미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CMO가 창의적(creative)인 사람이라면 CIO는 기술과 프로세스를 중시한다"며 "두 사람이 조화롭게 일하는 모습은 성공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하는 모든 기업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또 "성공 기업은 조직 차원에서 디지털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일한다"고 덧붙였다.
타마라 가프니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디어 분야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일반적으로 금융(financial)을 이끄는 곳은 유럽이지만 규제가 많은 금융산업의 성격상 디지털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덜 발전된 분야라는 것. 반면 한국의 디지털 마케팅 발전 속도는 아직까지 더딘 편이다.
어도비가 22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처음 발표한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벤치마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웹사이트 방문이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conversion rate)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동남아의 상위 20% 마케팅 담당자의 전환율은 4.5%, 중국은 3.8%로 나타난 반면 한국은 2.1%에 불과했다. 전환율은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매출과 연결되느냐를 평가하는 것으로 소매업체에겐 매우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어도비는 전환율 외에 웹페이지에 머무는 체류 시간(time spent), 한 페이지 이상 방문한 비율인 스틱률(stick rate), 모바일과 태블릿을 통한 트래픽 등 여섯 가지 주요 성과 지표를 활용했다.
그는 한국이 더딘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는데 그 첫째가 디지털 마케팅 기술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경영진이 디지털 마케팅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 예산과 교육이 부족한 점과 문화적 차이도 문제로 지적했다.
"문화적 이유를 말한 건 한국의 소비자가 구매나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이 다른 국가와 조금 다르다는 의미에서입니다. 한국 소비자는 기업들에게 갖는 기대치가 다른 나라의 소비자에 비해 훨씬 높아요. 아주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고 개인 맞춤형이길 원하죠. 그렇지만 이젠 기술도 첨단화·개인화 가능해져 그런 높은 기대치도 충족시킬 수 있어요."
그는 오히려 지금이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해야 할 시기임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상위 20%의 마케팅 담당자와 평균 그룹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 진행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쫓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성공적인 디지털 마케팅의 또 다른 요건으로 디지털 마케팅 인력에 대한 교육와 기술을 꼽기도 했다. 그는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기술이 장애물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제는 기술을 사용할 인력과 프로세스가 잘 정비돼 있어야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