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전국 15곳에서 '미니 총선' 급으로 치러진 7.30 재보궐 선거는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며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을 깼고 전남 순천·곡성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이 야당 텃밭이라는 아성도 무너뜨렸다.
주목할만한 점은 또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당선된 15명 가운데 이정현 당선인과 같은 당 나경원(서울 동작을), 정미경(수원 권선) 당선인을 제외한 12명이 모두 정치 신인이라는 점이다.
이들 가운데서는 여야가 전략공천을 통해 내세운 거물급 인사를 꺾고 '신인 돌풍'을 일으킨 인물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에서는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김용남 당선인이 단연 주목받고 있다. 검사 출신 정치 신인 김 당선인이 대선주자급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를 꺾은 터다.
팔달은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그의 부친 고(故) 남평우 전 의원이 22년 동안 의원직을 지낸 여당 강세 지역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대표, 경기지사 등을 지낸 손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판세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동요하지 않고 '수원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밑바닥 민심을 훑었다. 결국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를 거뒀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이 지역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 공보단에서 자료분석팀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유의동 당선인이 3선 중진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를 10%포인트 차(52.1% 대 42.3%)로 누르고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김포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철호 당선인은 사업가로서 '굽네치킨' 브랜드를 성공시킨 데 이어 정치인으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홍 당선인의 승리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던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수원 영통에 출마한 박광온 당선인이 화제다. MBC 앵커 출신인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 당 홍보위원장, 대변인 활동을 한 경험은 있지만 금배지는 이번에 처음 달았다.
박 당선인의 상대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장관, 대통령실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 출마한 바 있는 여권 거물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로, 선거 초반 박 당선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영통에 천막 상황실을 꾸리고 총력 지원에 나선데다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한 김진표 전 의원이 팔을 걷어붙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막판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단일 후보가 된 것도 야권 표 결집 효과를 발휘했다.
박 당선인의 딸이 선거운동 기간 트위터에 'SNS에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라는 이름의 계정을 개설하고 "머리가 크고 못생겨서 유명해지지 못한 박광온씨가 트위터에서나마 유명해지길 바란다" 등 위트 넘치는 응원 글을 올려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점 영향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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