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관련 합의에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실시키로 함에 따라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해 달라는 유족들의 요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합의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국민대책회의, 대다수 국민들이 요구해 온 수사권과 기소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야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지 않고 따로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와 기소를 진행하도록 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여야가 합의한 것은 과거 무기력하기만 했던 진상조사위·특검의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현행 특검법은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가 두 명의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하면 두 명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라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가 특별검사에 임명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청와대 등 권력기관을 제대로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진상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하다 막판 양보를 택한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수사권은 양보할 수 없다더니 수사권은 물론 특검 추천권까지 포기해 버렸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직 시간은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내일이라도 여야가 합의한 내용과 유가족이 내놓은 '4.16 특별법'을 가지고 국민공청회를 실시하라"면서 "세월호 특별법은 진상조사위에 실질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해야 하고, 특검을 설치한다면 독립성 확보를 위해 특검 추천권을 진상조사위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단원고 2학년 고(故) 유예은 양의 아버지인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잠시 중단했던 단식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수많은 가족들과 박영선 원내대표도 와서 '단식 그만하고 힘내 싸우라'고 해서 단식을 중단했는데, 오늘 일어난 일을 보니 이 자리에서 단식하는 나를 몰아내고 야합하려고 한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 대변인은 "21일 만에 속아서 중단한 단식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물과 소금, 효소를 먹는 단식 아니라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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