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8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이제는 농성을 풀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유족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국회의 정상적인 입법 활동을 위해 국회 정문 앞 100m 이내에서는 어떠한 집회나 시위도 할 수 없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당초 유족 여러분들이 국회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의원들과 면담하고 의견을 전할 수 있도록 했는데, 갑자기 국회의사당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면서 "유족 여러분들의 비통한 심정을 알기 때문에 그동안 이해해 왔지만 이 역시도 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전날 여야 합의에 반발, 많은 유족들이 안산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찾아 온 점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의견 역시 법을 지키며 표현해야 한다"고 거듭 유족들에 '농성 해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여야 합의안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는 한 국회에서 못 나간다"며 정 의장의 요구를 거부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는 밀실야합이다. 국회의장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못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참사 유족들 가운데 세월호 유족들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항의한 사람이 있었느냐. 자식 잃고 부처, 예수 되란 이야기냐"라며 "우리에게 무엇을 더 이성적으로 하라는 것인지, 요구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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