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보안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안랩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 달 24일 실적을 공개한 안랩(대표 권치중)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약 618억 원과 약 51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2.7%, 영업이익은 무려 208.3%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94.2%가 올랐다.
안랩은 백신인 'V3' 제품군과 보안 관제서비스 사업을 비롯해 지능형지속위협(APT) 솔루션 '트러스와처' 등 전략 제품이 고르게 성장한 덕에 이같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권치중 대표 체제로 전환한 안랩이 '내실'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강조한 만큼 여느 때보다도 실적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안랩은 김홍선 전 대표가 백신과 네트워크 보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시킨 데에 권치중 대표의 내실 채우기 전략이 주효하면서 결실도 좋았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치중 대표는 올해 초 시무식에서 "2014년 안랩 사업의 주요 키워드는 '유지', '성장', '개척'"이라며 "유지는 기존 고객 수성으로 안정적 매출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 주도력을 강화하고자 지난해 말 액센츄어, 한국IBM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근무한 강석균 전무를 전략사업1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성공 전략으로 꼽힌다. 강전무는 지난 7월 국내 사업 총괄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시련의 계절' 보안업계 상반기 성적표도 부진할 듯
안랩의 이같은 호실적이 새삼 눈에 띄는 이유는 보안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계는 요즘 말 그대로 '시련의 계절'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신수정 대표가 떠난 인포섹은 상반기 그나마 선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다른 기업들은 상황이 녹록치 않다. 시큐아이(대표 배호경)는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도 기껏해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윈스도 사정이 좋지 않다. 이번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23.5% 감소한 217억8천3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영업이익은 82%가 떨어져 10억2천800만 원에 머물렀다. 지난 해에 비해 일본 시장 수출이 좋지 않은 게 타격이었다. 하반기 공공과 통신 사업 부문에서 만회를 엿보고 있다.
한편 2008년부터 8월부터 5년 4개월 간 안랩을 이끌었던 김홍선 대표는 지난 7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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