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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방통위, 불법보조금 제재 무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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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위반률에도 처벌은 과징금만… 정책실패 자인

[허준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3사의 불법 보조금 제재에 일관성 없는 처분으로 비판받고 있다. 입만 열면 책임이 무거운 사업자에 대해 '단독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만 늘어놓더니 솜방망이 처분으로 생색만 내는 요식행위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이용자 차별행위를 한 이동통신3사에 과징금 584억1천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은 371억원, KT 107억6천만원 LG유플러스 105억5천만원의 과징금을 내야한다.

이번 제재는 지난 5월20일부터 6월13일까지 24일간 지급된 불법 보조금에 대한 처분이다. 이 기간동안 이통3사는 역대 최고 수준의 불법 보조금을 투입했다.

◆위반률 최대, 제재는 과징금만···

과열주도사업자로 지목된 SK텔레콤은 평균위반율 77.4%, 위반평균 보조금 61만5천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평균 위반율 70%, 위반평균 보조금 64만8천만원, KT 역시 위반율 68.2%, 위반평균 보조금 59만3천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최근 방통위가 의결한 불법 보조금 관련 시장조사 결과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방통위가 조사한 이통3사 불법 보조금 위반율은 51%, 위반평균 보조금은 30만3천원이었다. 당시 방통위는 과열주도사업자인 KT에 영업정지 7일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통3사는 모두 60%대 위반율을 보였다. 평균 보조금 수준도 41만4천원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제재 당시에도 평균 위반율은 57.3%, 위반평균 보조금은 57만9천원이었다.

통신사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위반률과 위반평균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방통위는 모호한 기준 탓만 반복하고 있다.

이날 방통위는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이 얼마 남지 않았고 ▲6월15일 이후 2달 넘게 시장이 안정화 됐으며 ▲영업정지시 제조사 및 유통점, 그리고 이용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이유를 달아 영업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을 높이는 쪽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상임위원조차 '영업정지' 주장

하지만 이같은 방통위 스스로의 결정에 대해 일부 방통위원들조차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고삼석 위원과 김재홍 위원은 전체회의에서 영업정지 제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에만 영업정지 제재를 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방통위 정책 형평성과 맞지 않기 때문.

고삼석 위원은 "역대 최고 수준의 위반률, 위반평균 보조금으로 조사된 만큼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정지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재홍 위원 역시 "유통점, 제조사 등의 피해를 감안하더라도 최소 3~4일 영업정지 처분이 필요하다. 점유율 50%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과열을 주도한만큼 반드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재홍 위원은 "재벌기업들에 과징금을 물리는 것은 아무런 정책 효과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과징금만 부과할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에서 최소한의 영업정지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통위는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 가중치를 높여 부과했다고 말하지만, 이번 제재에서 SK텔레콤이 37억1천만원, LG유플러스는 9억6천만원 과징금이 증가하는데 그친다. 이는 영업정지로 인한 통상적 피해에 비하면 턱없이 제재수위를 낮춰준 것이다.

특히 이 결정에는 최성준 위원장까지 가세해 영업정지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너무 크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둔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영업정지는 곤란하다며 통신사 입장을 뒷받침했다.

최 위원장은 "영업정지로 인한 대리점이나 유통점 등의 피해도 감안해야 한다. 또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유통점의 준비도 필요한 만큼 과징금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주 위원은 "영업정지가 꼭 과징금보다 제재효과가 더 큰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과거에 영업정지 제재를 했다고 해서 이번에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방통위 정책방향을 뒤집었다.

◆고삼석 위원 "보조금 규제, 정책적 실패 인정해야"

결국 상임위원들은 이통3사의 과징금을 높이고 이미 예정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7일 영업정지를 감안해 과열주도사업자에 불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8월27일부터 9월2일, 9월11일부터 9월17일까지 7일간 영업정지 제재를 받는다. 이 기간 가운데 제재 효과가 더 큰 시기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이 된다.

이에 고삼석 위원은 "영업정지를 안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을 받을 것이고 영업정지를 하면 제조사 판매점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은 결국 방통위가 정책적 목표 달성에 분명히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위원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혀 새로운 규제환경으로 진입하는 상황"이라며 "정책적 목표를 다시금 확인하고 정리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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