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의 안방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7년 만에 70% 아래로 떨어졌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대수 기준으로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은 각각 42.7%와 26.8%로 양사의 합산 점유율이 69.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반기 기준 합산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상반기 69.0%(현대차 48.2%, 기아차 20.8%)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이다.
현대·기아차는 기아차의 점유율 증가에 힘입어 2008년 상반기에 71.7%(현대차 47.9%·기아차 23.8%)로 70%대로 올라섰고, 2009년 상반기에는 78.0%(현대차 48.5%·기아차 29.5%)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0년 상반기에는 72.0%(현대차 41.0%·기아차 31.0%)로 다소 주춤했으나 2011년 상반기 73.8%(현대차 43.1%·기아차 30.7%), 2012년 상반기 75.0%(현대차 43.4%·기아차 31.6%)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71.1%(현대차 41.6%·기아차 29.5%)로 하락하더니 올 상반기에는 급기야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은 같은 기간 수입차의 가파른 점유율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 대비 10.5%에서 1.9%p 상승한 12.4%로 나타났다. 수입차가 현대·기아차는 물론 다른 국산차 점유율마저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7년 상반기 4.5%에 불과했던 수입차의 점유율은 2008년 상반기 5.7%, 2009년 상반기 5.1%, 2010년 상반기 6.2%, 2011년 상반기 7.1%, 2012년 상반기 8.0%, 2013년 상반기 10.5%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의 점유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70%대 회복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이 올 상반기와 비슷했던 2007년의 경우 한국GM(11.1%), 르노삼성자동차(9.3%), 쌍용자동차(4.9%) 등 나머지 국내 완성차 3사와 경쟁하는 구도였지만 현재는 기술력이 한 발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수입차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에는 현대·기아차에 이은 점유율 순위가 수입차(12.4%), 한국GM(9.3%), 쌍용차(4.1%), 르노삼성차(3.7%)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산 완성차 3사의 비중이 2007년 상반기 25.3%에서 올 상반기 17.1%로 감소한 반면, 2007년 상반기 4.5%에 그쳤던 수입차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3배가량 급증한 12.4%를 기록,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의 공세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내수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수입차와 경쟁할 수 있는 차종 개발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신차 출시를 통해 수입차 공세에 맞대응, 적극적으로 내수시장 사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 차급인 신개념 프리미엄 세단 '아슬란(AG)'을 4천만원 초중반 대의 가격으로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준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아슬란'은 하반기 신차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모델 중 하나다. 아슬란은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내수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현대차가 개발한 전략 모델이다. 기존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사이의 수요를 위해 제작됐다.
현대차는 AG 출시를 통해 고급 세단을 희망하는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연말께 신형 쏘나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친환경차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오는 28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쏘렌토'를 출시해 내수시장 판매 회복에 나선다.
기아차는 올 들어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올 뉴 카니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신형 쏘렌토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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