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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소독약 냄새 오명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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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이취 원인 '산화취' 때문"…"오비, 품질 관리 소홀" 지적

[장유미기자] '카스 소독약 냄새'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오비맥주가 이취 원인으로 '산화취' 때문이라는 식약처 발표로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두고 업계와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6일 식약처는 지난 6월부터 제기된 카스 소독약 냄새 논란과 관련해 오비맥주 3개 공장 및 유통 현장조사, 정밀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이취 원인은 '산화취'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또 시중 유통제품보다 소비자들이 신고한 제품에서 산화취 원인물질이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화취는 맥주 유통 중 고온에 노출시킬 경우 맥주 원료인 맥아의 지방성분과 맥주 속의 용존산소가 산화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현상으로, 산화취의 원인물질인 'trans-2-nonenal(T2N)'가 증가해 냄새가 나는 것을 말한다.

오비맥주는 이번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로 지난 6월 브라질 월드컵에 대비해 6~7월에 카스 생산량을 크게 늘렸고, 올 여름 장마가 주춤하면서 유난히 더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명확치 않은 답변으로 소비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한 달 사이에 5% 가량 하락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월드컵 패키지로 예년보다 물량을 초과 생산했다"면서 "여름철 맥주 수요가 많다보니 유통 과정에서 각 업체들이 물량을 쌓아둔 데다 날씨가 많이 더웠던 게 산화취가 발생하게 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로 소비자에게 여러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 품질 관리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식약처의 결론을 두고 안도하는 오비맥주와 달리 일부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른 업체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은 산화취 현상이 유독 카스에서만 특정 기간 동안 생산된 제품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것 같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산화취라고 하지만 냄새가 나면 불량이라는 소리 아니냐"며 "앞으로 카스를 마시지 않겠다"며 이번 식약처의 결과 발표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화취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제품이나 있지만 유독 올해 카스만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한 것에 대해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진 못한 것 같다"며 "이번 일이 발생했을 당시 오비맥주가 제품을 회수하는 등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 대응을 했어야 하지만 루머 대응에 치중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한 것 같다"며 "모든 맥주 제품이 동일하게 유통되고 있지만 유독 카스만 산화취 현상이 많았던 것에 대해 오비맥주가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카스가 다른 업체 제품에 비해 용존산소량이 많았으나, 오비맥주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소독약 냄새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일부터 최종제품의 용존산소 관리기준을 낮추는 등 뒤늦게 품질 관리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카스의 용존산소량이 다른 업체 제품에 비해 더 높아 고온에 노출 시 산화취 원인물질의 반응이 더 빨랐다"며 "오비맥주가 월드컵 시즌을 겨냥해 생산량을 늘린 만큼 용존산소량이 높다는 것에 개연성을 두고 더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했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비맥주의 유통 과정 중에서도 일부 제품이 산소에 노출됐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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