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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산업, 신규 진입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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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신산업 대토론회' 개최

[정기수기자] 앞으로 IT(정보기술) 등과 융합하는 에너지신산업의 진입규제가 네거티브제로 전환된다. 정부는 안정적 에너지수급 확보라는 전통적 목적 달성에 필요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장 진입을 원칙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4일 한국전력에서 국내외 전문가, 기업인, 학생, 정부관계자 등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신산업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에너지신산업의 활성화 방향을 논의했다.

에너지신산업은 기후변화대응, 에너지 안보,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의 주요 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산업'이다. 시장의 흐름에 맞춰 가용 가능한 신기술·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신속하게 활용해 사업화 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군을 의미한다. 수요관리 시장, 에너지관리서비스, 전기차 서비스, 에너지자립섬, 태양광렌탈, 발전소 온배수열 활용 등이 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에너지신산업 성장 방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토의함으로써, 에너지안보·환경·경제성장을 함께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신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고 정부의 정책의지를 분명히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는 해외석학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글로벌 동향과 정책방향에 대한 기조발표와 ▲에너지관리·저장(EMS·ESS) 통합서비스 ▲전기차 ▲제로에너지빌딩 ▲친환경에너지타운 등 국내외 유망분야 사례, 산업생태계 구축과 성장촉진 방안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가격체계, 기술개발, 금융지원 등 혁신인프라가 조성돼야 하며 산업이 커나갈 수 있도록 국내외 시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 버클리대 리처드 뮬러 교수는 "에너지수입 96%의 한국 여건을 감안하면 ICT를 활용한 에너지절약, 풍력, 원자력발전을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너지절약(수요관리)은 가장 청정하고 값싼 에너지"라며 "한국의 ICT 역량을 볼 때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 마이클 에카르트 이사는 에너지신산업 태동기에 금융지원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BRE 글로벌의 리처드 하디 회장은 영국의 제로카본주택 의무화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참석한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은 에너지신산업이 다양한 영역으로 융합·진화해 나갈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에너지산업이 지금까지 갖고 있던 규제 중심의, 변화가 더딘 무거운 산업이라는 특성이 에너지신산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을 신시장 창출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으며 "정부·공기업 중심의 제도운영이 시장의 빠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초기시장 창출에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때를 놓치고 과감한 혁신으로 변화와 충격을 주지 않으면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시도가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밝힌 전기와 비전기에너지 간의 왜곡된 상대가격 조정을 지속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즉 설비투자, 기후변화대응 등 사회적 비용을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을 정상화한다는 기조를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산업이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롭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신산업 진흥을 위한 법령의 경우 시장진입 규제를 '예외적으로만 허용해주는 방식(Positive)'에서 '원칙적으로 허용해주고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방식(Negative)'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의 빠른 흐름을 수용해야 하는 에너지신산업의 경우 육성과 진흥을 위해서는 '원칙허용 예외적 금지방식(Negative)'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다만 '안정적 에너지 수급의 확보'라는 전통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일부 '원칙금지 예외적 허용방식(Positive)'이 그대로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법개정 없이 추진이 가능한 사안을 우선 시행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책추진을 위해 제도 및 여건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사전행사로 준비된 전시회에서는 전기차에 전기를 충전하고(전력망→전기차), 충전된 전기를 전력망으로 역판매(전기차→전력망)하는 V2G 기술이 시연됐다. V2G(Vehicle to Grid)는 전기차배터리를 전력망에 연결, 충전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정부에 따르면 아직 제도적으로 V2G를 통한 전기거래가 허용되지 않지만, 향후 제도 및 기술적 요인이 해소될 경우 요금차액을 통해 수익(전기요금이 쌀 때 충전, 요금이 비쌀 때 충전전력 사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홈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통해 전기요금이 비쌀 때 가전기기를 제어해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등 에너지신산업 효과도 시연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신산업 추진현황을 평가하면서 "ICT 기반의 수요관리와 분산형전원 활성화 정책이 새로운 산업의 성장여건과 시장형성의 디딤돌을 마련했고, 시동은 걸렸다"면서도 "지난해 8월, 올해 7월 대책발표와 이달 토론회까지 숨가쁘게 움직였지만, 사업화를 가속시킬 혁신인프라 구축속도가 시장의 변화요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갈 길이 바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신산업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큰 유망분야인 만큼 고삐를 더 단단히 죄어 당장 조치가 가능한 부분은 즉시 이행하고, 필요시 업계 및 관계기관과 어느 때든 만나서 제도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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