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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사람에 스스로 맞춰주는 스마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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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4 삼성 기조연설, 스마트홈 진화 방향 제시

연설 주제와 발표장, 그리고 발표의 흐름이 잘 어우러지는 한 편의 시간 예술을 본 느낌이다. 삼성의 기조 연설장은 곡선을 강조했다. 메인 스크린 위로 얇은 띠로 된 보조 스크린들이 있었다. 문득, 손목에 맞춰 '휘어진 네모 화면'을 가진 갤럭시 기어 S가 연상됐다.

스마트 홈을 강조한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의 기조 연설에서 기억에 남는 두 마디가 있다. ▲기술, 스마트, 커넥티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스스로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은 기술 회사가 아니라 개개인의 사용자에게 잘 맞춰진 경험(unique, tailored Experience)을 제공하는 회사로 기억되기 바란다.

이 두 마디는 가전기기의 발전 방향을 정의하고 이끌어가는 1위 업체의 고민을 보여 준다. 가전 기기에 인공 지능을 넣고, 서로 다른 기기를 연결해 나가던 기존의 방향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에게 맞춰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실질적인 시장을 만들어 열어가는 모습이다.

스마트카의 진화 방향이 자율 주행과 무인 자동차인 것처럼, 스마트홈을 넘어서 인공 지능 기반의 자율형 스마트홈을 진화 방향으로 잡고 사용자에게 자연스러움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번 기조 연설에서 삼성은 스마트홈을 위한 세가지 키워드 ▲사용자를 보호하는(Protective) ▲사용자에 따라 맞춰서 바뀌는(Flexible) ▲사용자에 응답하는(Responsive)를 제시하고 기술적인 세가지 방향 ▲잘 보여주기(Show me) ▲잘 파악하기(Know me) ▲잘 말해주기(Tell me)를 도출했다.

스마트 홈을 통해 사용자는 ▲효율(Efficiency) ▲안전(safety) ▲건강(Health care) ▲사회적 연결(Social)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MIT 미디어 랩의 시연에서도 이러 점들을 잘 보여준다. 좁은 공간이 사용자의 용도에 맞춰 때로는 작업 테이블 중심으로, 침대 중심으로, 식탁 중심으로 바뀌어 감으로써 공간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결국, 미래 스마트홈은 사용자 이용 패턴과 생체 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상황을 인지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맞춰 제공하거나 및 더 나아가 필요한 용도대로 바꾸는 것이다.

미래 스마트홈을 앞당기기 위해 중요한 부분은 업체 간의 협력과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이다.

삼성과 인텔중심의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는 최근 인수한 회사인 스마트띵즈(SmartThings)를 강조했다. 퀄컴과 LG 중심의 올씬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와 대비되는 OIC는 기기간 연동과 사물인터넷을 위한 API를 정의하고 플랫폼을 개방함으로써 사물인터넷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전시장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스마트홈 관련 제품과 스마트홈 쇼에서는 현재까지 제시된 기술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연결 기능들이 제공되지만 사용자에게 스스로 맞춰 주는 부분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제시한 비전을 구현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기조 연설은 가전 업계의 리더로서 스마트 홈의 진화 방향과 구현 예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단순한 기술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가는 자율형 스마트홈의 미래 방향을 보여줬다.

또한 지난해 CES 기조연설에서 보여준 윰디스플레이를 IFA에서 갤럭시노트 에지를 통해 상용화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제시한 비전을 구현하고 상용화하는 리더로서의 위상을 보여준다.

영화관의 4D 효과와 함께 기조연설이 마무리된다. 종이 조각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마무리 영상에서 실제 종이 조각들이 화려하게 떨어져 내린다. 기술을 넘어 감성까지 고려하는 현재 스마트 가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 계측공학과와 같은 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장,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현재 한국정보처리학회와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한국자동차공학회 등에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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