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2분기 성장세를 회복했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8월 들어 주춤해 졌다. 휴대폰과 반도체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 속 TV 등 일부 품목 수출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ICT 수출은 141억9천만달러, 전년 동월대비 2.1%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 흑자폭도 주춤해 졌다. 같은기간 ICT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5.9% 증가한 67억3천만달러로 무역수지는 74억6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81억달러에는 못미치는 규모다.
이는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패널 등 주요 품목 수출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수출이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TV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ICT 수출은 전년 보다 11.4% 가량 급증한 바 있다. 이 보다 올해는 하루 가량 조업일수가 감소했다.
연도별 8월 ICT 수출 및 2014년 월별 ICT 수출 증가율 (단위 억불)
◆메모리 반도체 수출 급증- 휴대폰 수출도 견조
수출과 무역수지 성장이 전년보다 소폭 둔화됐음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급증했다.
8월 반도체 수출은 D램 단가 상승세, 낸드 가격 회복세로 메모리반도체는 전년보다 34.5% 증가한 30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8월에도 22.4% 감소한 16억6천만달러에 그쳐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52억4천만달러로 5% 증가했다.
7월 1% 이하 제자리 수준보다는 성장폭이 커졌지만 올 들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 것을 감안하면 전체 실적에서 시스템반도체 수출 부진이 걸림돌이 되는 형국이다.
그러나 하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에 기존 퀄컴 AP 대신 자체 모바일AP(64비트 기반)를 탑재되는 등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휴대폰 수출 역시 선진시장의 교체수요 부진,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급부상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6.6% 늘어난 20억8천만달러로 20억달러대를 이어갔다.
스마트폰 수출의 경우 전년보다 9.3% 늘어난 9억5천만달러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갤럭시S5, G3 등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부분품 수출 역시 8.1% 늘어난 11억2천만달러로 해외거점에서의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 확대와 맞물려 23개월 연속 늘었다.
지역별로는 전략시장인 미국향 수출이 0.9% 늘어난 5억9천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일본(0.8억달러, △23.0%)과 교체수요가 부진한 EU(1.7억달러, △3.9%) 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다행히 보급형 스마트폰 증산과 맞물려 홍콩을 포함한 중국(7.4억달러, 13.9↑%)․인도(0.3억달러, 18.2%↑)․브라질(0.9억달러, 15.3%↑) 등 생산거점으로의 부분품 수출은 늘었다.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4 등 국내 업체의 전략폰이 출시되고, 보급형 제품을 확대하는 등 연말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 강화로 향후 수출여건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애플의 아이폰6 출시, 중국 통신사의 보조금 축소(약 4조 원)와 현지 로컬업체의 저가 스마트폰 공세 강화 등은 변수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 다시 주춤-TV는 급감
6월과 7월 뚜렷한 증가세를 회복했던 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출이 다시 둔화된 것은 부담이다.
8월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전년대비 0.4% 증가한 24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UHD 및 대형 TV 패널 수요 증가, LCD TV 패널가격의 강보합세가 유지 됐으나 월드컵 특수 등이 사라지면서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TV 패널 가격은 3월 이후 견조한 보합세 및 소폭 상승했으며, PC․모바일 패널은 공급 축소 효과로 지속적인 상승세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TV 부문이다. 디지털 TV 수출은 8월들어 크게 하락, 전체 수출 증가세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8월 디지털 TV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35.5% 하락한 5억6천만달러에 그쳤다.
TV부분품 수출이 39.8%나 하락하고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하던 LCD TV 수출 역시 2.1% 하락하는 등 상황이 급변한 것.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반기까지 큰 폭의 성장을 이끌었던 월드컵 효과의 소멸이 실적에 본격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도 중동(18.8%↑), 아프리카(20.3%)에 대한 수출은 크게 증가했으나 중남미(△49.6%), EU(△51.2%), 중국(△40.3%)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 및 국가에 대한 수출이 크게 둔화됐다.
중남미 수출의 경우 월드컵을 개최했던 브라질 수출(△12.1%)과 미국 공급거점인 멕시코 수출(△53.9%) 역시 감소했다. 유럽 수출의 경우 이 지역 공급 거점인 헝가리(△88.8%) 및 슬로바키아 수출(△88.9%)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하반기에는 전략지인 북미, 서유럽 시장의 점진적 회복과 이들 지역에서 국내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출 확대를 기대해 볼 만 하다는 게 산업부측 전망이다.
이어 8월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은 전년대비 4.6% 감소한 5억5천만달러로 대형 스마트폰과의 경쟁 심화, 선진시장의 태블릿PC 신규·교체 수요 정체 등으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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