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1천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12일 오후로 예정된 가운데, CJ그룹이 결과를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이재현 회장은 수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546억 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국내외 법인자금 719억 원을 횡령하는 등 총 1천657억원의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원심은 이 회장에게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다. 또 CJ글로벌홀딩스 신동기 부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성용준 CJ제일제당 부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배형찬 CJ재팬 전 대표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하대중 CJ E&M 고문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같은 원심의 결과에 대해 검찰과 이 회장 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으며, 변호인 측은 항소심 공판에서 법인자금 횡령 등에 대한 혐의에 무죄 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원심보다 1년 줄인 징역 5년에 벌금 1천100억 원을 구형했다.
이후 재판부는 당초 지난 4일 예정돼있던 항소심 선고를 '기록 검토’'를 위해 일주일 연기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그동안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던 상태. 이 때문에 이번 선고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돼 CJ그룹은 이런 분위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특히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많이 악화돼 수감 생활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선고 결과에 감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달 19일 범 삼성가가 한 목소리로 이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결과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CJ그룹은 이 같은 해석과 많은 관심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그동안 오너 부재 장기화로 여러 사업이 지연되는 등 경영차질을 빚고 있어 재판부의 선처를 간절히 바라는 눈치다.
CJ그룹 한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몰라 아직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임직원 모두 조심스럽게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고 결과를 앞두고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재판부가 높은 형량을 선고할 경우 CJ그룹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CJ그룹이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해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수년전부터 진행해오던 대형 개발 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되는 등 이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추진하고 있는 사업 또한 차질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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