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상돈' 영입 논란과 관련해 심각한 내홍을 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설까지 나왔던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사흘간의 칩거를 마치고 17일 오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큰 상처를 입은 박 비대위원장이 탈당까지 결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일단 탈당은 철회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직은 당이 총의를 모아 추천하면 박 원내대표가 임명하고,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을 구성한다'와 '원내대표직은 세월호법 해결과 관련해 마지막 수습 노력을 한 후 그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두 가지 문항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다수가 전수조사에서 찬성 입장을 정했다.
그러나 격화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과정에서 폭발한 당의 이념 갈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박영선 비대위원장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계속 맡을 것인가를 두고 내홍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박영선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한 의원들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일 째 회동한 후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의원들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월호 협상에서 당장 손을 떼고 당이 새로운 진상규명팀을 구성해 세월호 특별법을 해결하는 안을 놓고 논의했으나 이 역시 의원총회를 통해 의논할 문제라는 결론을 냈다.
유승희 의원은 "당 비대위원장의 분리 선출 및 원내대표 조기 사퇴를 수용한다"면서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건파 의원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황주홍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004년부터 온전하게 임기를 마친 지도부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당의 강경파 위주의 비타협적인 문화,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파다했던 분당설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SBS라디오에서 "당이 정당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 봉합할 수준도 넘어섰다"며 "해체 또는 분해 수준으로 가야 한다. 다시 헤쳐모여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각자의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제3지대에서 뜻 맞는 사람들, 합리적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건전한 야당, 수권을 준비하는 야당을 만들어야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저는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 때 이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분당의 길을 걸을 가능성도 상당해 보인다. 다만 현재 당내 구심점이 약하고 주요 선거도 멀다는 점에서 시기는 늦춰질 수 있다. 초유의 위기에 처한 제1야당이 어떤 운명을 맞을 것인지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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