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와 미디어로그의 가입자가 급증했다. 모회사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자회사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사실상 '우회영업'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영업정지 중인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는 8월3주차에 일 평균 번호이동 수치가 1천100여건이었지만 8월4주차부터 일 평균 1천300여건으로 뛰어올랐다. 9월부터는 일 평균 1천500여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인 9월12일에는 일 번호이동 가입자 수치가 2천건을 넘어섰고 지난 16일에도 1천979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평소보다 약 2배 가량 늘어난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다.
미디어로그도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 기간이던 지난 8월27일부터 9월2일까지 일 평균 1천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8월 20일에는 600여명 수준이었지만 영업정지와 함께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모회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 증가세가 눈에 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5월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에도 SK텔링크는 평소보다 1.5배 이상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자회사의 가입자 모집이 본사와는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자회사의 영업은 본사와 전혀 무관하다. 아무래도 영업정지 기간을 기회로 알뜰폰 회사들이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겠느냐"며 "영업정지 기간에는 비단 이통 자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알뜰폰 회사들의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통신사들이 자회사를 통해 사실상 우회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자회사 때문에 이동통신사 영업정지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까 염려스럽다"며 "방통위의 제재가 사실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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