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대위 잡음, 정동영도 '비판'

[채송무기자] 계파 수장급으로 구성된 문희상 비대위가 시작부터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비대위 구성 첫날부터 전 최고위원이었던 조경태 의원에 이어 정동영 상임고문도 '계파 연합'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정 상임고문은 22일 성명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 21일 기습적으로 발표한 비상대책위 구성은 국민적 요구인 혁신과 상식을 외면한 실망스런 결과였다"고 비판했다.

정 상임고문은 "야당을 침몰 직전의 난파선으로 만들어놓은 책임자들이 반성과 사과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특정 계파의 나눠먹기 연합으로 전락했다"며 "야당 역사에서 정당이 노선과 가치의 결사체가 아니라 이렇게 노골적으로 계파 수장들의 연합체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일은 일찍이 없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번 비대위 구성은 계파 청산이 아니라 특정 계파의 독과점 선언이자 계파 정치 폐해의 무한 반복"이라며 "직전 지도부에서 비주류였던 계파들이 비상 시국을 틈타 당권을 장악하는 주류가 되고 직전 당권파가 비주류가 되는 계파 정치 폐해의 무한 반복"이라고 말했다.

또 당 노선의 중도화로 인한 정체성 상실도 우려했다. 정 상임고문은 "국민은 무능력과 무기력, 정체성 혼란에서 벗어나 야당이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구성된 비대위원들은 진보정치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최소한 적극 동의하지 않는 의원들이 거의 전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정규직, 영세 상공인과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진보개혁적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해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당원과 지지자들은 원천 배제됐다"며 "진보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당의 방향을 중도로 가겠다는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정 상임고문은 "비대위원 중에 당원 주권에 대한 신념을 가진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현재 당의 모든 결정이 당원들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원내 중심, 상층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당에 필요한 것은 계파의 제몫 챙기기가 아니라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당원의 권리를 제도화해 당의 근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