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재개한다. 통상임금 적용 문제를 놓고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앞서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 임협에 최종 타결한 만큼, 기아차도 이번주 교섭을 통해 타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7일 기아차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과 8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각각 22차, 23차 본교섭을 열고 집중 교섭에 들어간다. 지난달 25일 열린 21차 교섭 이후 12일 만이다.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문제다. 노조는 즉각 포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 관련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기아차의 상여금 지급규정은 현대차와 다르다. 현대차는 '2개월 기준으로 15일 이상 일해야 상여금을 준다'는 조건이 걸려 있어 통상임금 성립 요건인 고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정성(퇴직자에게도 근무일수만큼 지급)을 갖춘 정기상여금만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아차는 이 같은 지급규정이 없기 때문에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여기에 기아차는 올해 임협과 단협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점도 타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2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단협은 단체협약의 각 조항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임협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
노조는 지난 6일 6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0일 1조와 2조가 각각 4시간씩 총 8시간의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7~8일 진행되는 사측과의 교섭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오는 10일 7차 쟁대위를 열고 향후 파업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앞서 올해 협상 중 현재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기아차는 앞서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지난달 29일 이후에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28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사측은 현재 노조에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어 통상임금 확대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시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노조의 강경 기조에도 불구하고 통상 현대차 노조와 보조를 맞춘 전례를 감안하면,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과 관련 기아차 노조가 현대차와 지급규정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통상적으로 현대차 임협 종료 시 기아차도 비슷한 조건으로 임협을 완료해 온 점을 볼 때, 현대차가 합의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는 올해 임협에서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기본급 15만9천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근무형태 변경 및 월급제 시행 ▲주야 8시간 근무 ▲정년 연장 등을 요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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