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첨단 배터리 '혈투'

[박영례기자] '에너지대전'이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SDI, LG화학 등 주요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등 기술 경쟁도 한껏 달아오를 예정이다.

특히 삼성SDI는 이번 행사 '인터 배터리(InterBattery)'전시회에서 구부릴 수 있는 진정한 플렉서블 전지를 세계 첫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플렉서블 전지는 단순한 커브드(Curved) 형태를 넘어, 사용자가 마음대로 구부릴수 있을(Bendable) 뿐 아니라 둘둘 말 수 있는(Rollable) 단계까지 적용이 가능한 진정한 플렉서블 배터리 제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SDI는 독자 기술을 적용, 일반 종이컵 수준의 곡률 범위 내에서 수만 번의 굽힘 테스트 후에도 정상 작동이 가능한 기술 수준을 이미 확보했고, 삼성종합기술원과 협업해 수년 내 안전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킨 제품 및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캡슐 알약 크기 정도의 초소형 핀(Pin) 전지도 선보였다. 직경 3.6㎜, 길이 20㎜, 용량 10mAh에 달하는 이 전지는 기존 노트북용 원통형 전지 대비 약 1/80배나 작은 부피를 자랑한다.

또 전극과 분리막을 두루마리 형태로 돌돌 감는 와인딩(Winding) 제조기술과 초소형 정밀 부품을 적용하고 생산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에 에너지원으로 탑재된다.

삼성SDI는 "최소 20mm부터 최대 30mm 길이까지 다양한 사이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지 구조에 대한 특허 및 요소기술을 조기 확보, 배터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웨어러블 시대를 더욱 앞당긴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외에도 소형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의 스마트밴드용 커브드 전지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의 초슬림 대면적 폴리머 전지 ▲착탈이 가능한 각형 전지 ▲전자카드용 초슬림 전지 등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모바일용 제품도 선보였다.

중형 분야에서는 독일 BMW의 순수전기차인 i3에 독점 공급 중인 60Ah부터 하이브리드용 5Ah까지 풀 라인업 제품과, 미국 포드와 공동 개발 중인 12V 듀얼 배터리 시스템을, 대형 분야에서 일본 ESS시장에서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용 제품부터 상업용, 산업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BMW i3와 Non-IT 분야의 골프카트, 전기자전거 등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다양한 이동기기들에 직접 탑승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날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이번에 첫 공개한 플렉서블 전지와 초소형 핀 전지는 웨어러블 시대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 혁신 제품"이라며 "초격차 1위 소형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및 ESS, IoT·웨어러블 까지 배터리 전 분야에서 업계를 리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LG, 플렉서블·핀전지-스텝드·커브드 배터리 '맞불'

LG화학도 이에 질세라 이번 전시회에 모바일(Mobile)·자동차)·전력저장 등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부스를 마련, 초소형부터 중대형까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첨단 배터리들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도심속의 영웅, 배터리'를 콘셉트로 배터리가 개인의 일상을 얼마나 스마트(Smart)하고 다이나믹(Dynamic)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나섰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워치를 착용 한 뒤, 전기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BESS(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가 설치된 빌딩에서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무선 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식이다.

특히 모바일 섹션에서는 손톱크기의 웨어러블 기기용 초소형 폴리머 전지부터 마음대로 쌓고 휘고 감을 수 있는 '스텝드 배터리(Stepped Battery)', '커브드 배터리(Curved Battery)', '케이블 배터리(Cable Battery)' 등 미래형 배터리들과 이를 적용한 다양한 IT제품을 선보였다.

아울러 전기자전거 등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전력구동용 배터리를 비롯해 전동공구용, 청소기용, 가든툴(원예공구)용 등 리튬 배터리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비IT 분야의 제품도 선보였다.

자동차 섹션에서는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GM의 스파크EV 등의 실물 친환경차량과 함께 다양한 전동카트를 전시함으로써, 이미 일상을 바꾸고 있는 LG화학의 세계 1위 배터리 기술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전력저장 섹션에서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다양한 BESS 전시를 통해 가정부터 전력망까지 배터리를 통해 전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배터리 관련 전시회 최초로 BESS의 완성된 구현 형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실물 크기의 컨테이너를 전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최첨단 배터리는 물론 이를 적용한 완제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이 배터리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며 "현장에 방문하면 배터리가 변화시키고 있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에너지산업 대전에는 스마트그리드전, 인터배터리전시회 등이 열리며 300여개 기업들이 900여개 부스를 운영, 기술력을 뽐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