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경기·강원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내년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으로 공전하고 있다.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누리과정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양 부처가 협력할 것이며, 소요 경비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어 총액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재정 파탄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 거부 방침을 밝혔던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입장도 그대로다.
이에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속였다"며 황 장관을 즉각 국회로 불러 명확한 입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최 부총리와 황 장관이 국회와 국민을 능멸하고 국감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마치 새로운 예산 지원 대책을 마련해 지원하는 듯한 표현을 썼는데, 추가로 재정을 한 푼도 더 줄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 교육재정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할 교육부 장관이 국감 진행 중에 국회와 논의를 거치지 않고 최 부총리의 들러리를 섰다"면서 "오늘 중이라도 황 장관을 불러 현안보고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재정 의원도 "교육부에 직접 확인했더니 누리과정을 위해 지방재정교부금을 더 주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이것은 국민을 속인 것이다.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니 장관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부처 간 협의하고 교육감들과 대화하고 국회와도 재정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해 놓고 어제 갑자기 아무런 재정 확충 방안 없이 무조건 누리과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스스로 한 약속도 안 지키는 것"이라고 황 장관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당장 국감을 중단하고 황 장관을 출석시키는 데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오늘 세종시에 있는 장관을 올라오라고 하는 건 안 맞는 것 같다"면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되고 여론이 형성된 다음에, 27일 종합감사에 장관이 출석했을 때 따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재중 의원은 "예산 편성권은 정부에 있지만 국회가 예산을 심의하는 것이다. 예산 심의 때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 황 장관을 빨리 불러야겠다면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부르면 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설훈 위원장은 여야 간사에 황 장관 출석 문제 등 관련 협의를 주문하고 정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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