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매년 국감때마다 단골처럼 거론되던 구글이 올해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교문위·산통위 소속 의원들은 10월 열린 2014 국감 기간 동안 구글과 관련해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구글의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조세회피·유해 콘텐츠 유통 경로에 따른 우려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구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국감에서 공정경쟁 환경을 훼손하고 있는 구글의 법위반 여부를 공정위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OS가 설치된 스마트폰 등에 구글플레이를 선탑재하도록 하면서도 다른 사업자가 운영하는 마켓앱에 대해서는 자사의 앱 마켓 등록을 거절하는 것은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 조항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구글로 하여금 앱 마켓 선택화면을 넣게 하거나 다른 앱 마켓의 '구글 플레이' 등록을 허용하도록 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의 85.4%(2014년 6월 기준)를 점유하고 있고 국내 앱 마켓 시장에서도 지난 3년 동안 약 49%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구글플레이가 유해 콘텐츠의 유통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7일 게임물관리위원회 국감에서 애플 앱스토어·티스토어 등과 달리 유독 구글플레이에만 시정조치 건수가 2617건에 이른 점을 주목했다. 이는 전체 시정조치 건수 2692건 중 97%에 달하는 수치다.
윤 의원은 "구글이 자체 검수보다 일반 선배포·후조치 시스템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구글은 인터넷 정보에 대한 사전 검열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정책이 악용돼 유해 게임콘텐츠 유통 통로로 활용될 수 있는 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에 대한 조세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글이 공시의무나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유한회사인데다 과세자료 역시 합법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구글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콘텐츠 판매금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지만 법인세 규모와 과세 진행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액이 2011년에 이미 4755억원에 달했고 현재 5000억원 이상의 세금 혜택을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후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정보통신서비스는 고정사업장이 없고 서버 소재지를 사업장으로 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과세를 하게 되면 실제 소득이 한국에서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과세를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개선 여부는 '글쎄'
구글은 매년 열리는 국감에서 늘 문제로 다뤄진 '뜨거운 감자'다. 지난 2013 국감에서는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가 유해정보 심의와 정보유출 관련 건으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또한 구글의 방문자수가 2009년 50위에서 2013년 2위로 뛰어올라 1위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미창위 유승희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에게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해외 사업자들과 대등하게 사업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글에 대한 지적만 이어질 뿐 실상 바뀌는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국감에서 윤관석 의원은 구글플레이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를 게임물관리위원회 측에 요구했으나, 이는 이미 2013 국감에서도 한차례 지적받은 사항이다. 당시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는 앱중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앱이 많아 구글플레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촉구한 바 있다.
구글에 대한 조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홍지만 의원의 주장 역시 2013년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사항이다. 당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현 경기도지사)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에 과세할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한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국내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는 '초법적' 행태에 대한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됐으나 정작 이를 제어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홍지만 의원이 13일 국정감사에서 "구글 등 인터넷 기업들의 세원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법인세, 소득세 등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혀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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