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중국 최고 히트작 '도탑전기'(刀塔传奇)를 모방한 외산 게임들이 연이어 국내 오픈마켓에 등장해 주목된다. 일부 게임에서는 한글화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매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내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이들 모방작은 '히어로즈차지', '어벤저히어로', '가즈러쉬', '리그오브서모너'까지 총 4종. 하나같이 도탑전기의 게임성과 유료 결제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도탑전기의 흥행을 유심히 지켜본 해외 개발사들이 서둘러 모방작을 개발해 국내 오픈마켓에까지 선보인 것이다. 이중 리그오브서모너의 경우 인기 온라인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캐릭터까지 모방했다.
이들 게임이 벤치마킹한 도탑전기는 중국 상해에 위치한 신생 게임사 리리스가 개발해 선보인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올해 7월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를 비롯해 현지 여러 안드로이드 기반 마켓 매출 1위에 오른 히트작이다.
출시 사흘만에 일매출 2천만 위안(약 33억원)을 기록한데다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의 인기 모바일게임들을 꺾고 매출 정상에 올라 화제가 됐다.
천편일률적인 자동전투에서 탈피한 유동적 전투 시스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워크래프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점 등이 이 게임의 흥행비결로 꼽힌다. 앞서 중국에서 히트한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캐릭터를 차용한 바 있다.
◆한글화도 없이 매출 51위 기록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모방작도 있다. 미국 개발사 유쿨(uCool)이 선보인 히어로즈차지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28일 국내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이 게임은 이후 두달 만인 10월 15일 매출 순위 51위를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 숫자도 최소 백만 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인 현지화 작업도 거치지 않은 외산 모방작이 국내에서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듯 개발사 유쿨 측은 지난 21일 이 게임에 한글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히어로즈차지의 예상밖 흥행은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시장을 강타한 도탑전기의 흥행성이 국내에서도 입증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히어로즈차지 역시 도탑전기와 동일하게 워크래프트의 주요 캐릭터가 고스란히 등장한다.
국내 한 모바일게임사 대표는 "한글화도 안된 외산게임이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50위권에 진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국내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 도탑전기에 대한 입소문을 전해들은 이용자들이 이와 흡사한 모방작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업계에서도 도탑전기를 모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흥행성을 인정받은 도탑전기를 그대로 답습, 국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앞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과 킹의 '캔디크러쉬사가'를 모방한 국산 모바일게임들이 쏟아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그동안 개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되던 국내 개발사들이 역으로 중국 모방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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