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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무성 애증의 10년, 예고된 당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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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인연 맺어 수차례 엇박자, 정치적 스타일도 달라

[윤미숙기자] 최근 당청 관계가 심상치 않다. 꼬집어 이야기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관계가 그렇다. 정국 뇌관인 개헌 논의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당청이 엇박자를 내면서 두 사람 사이도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김 대표가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실수'라고 해명하고 박 대통령에 공개 사과했지만, 청와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경제 활성화, 민생경제 회복, 규제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를 힘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박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휘발성 강한 개헌 이슈를 언급한 것 자체가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표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의 행동에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고 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대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개헌에 이어 양측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시점을 놓고도 정면충돌했다. 청와대가 '연내 처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김 대표는 "연내 처리는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연내 처리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특히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가 정권 차원에서 꼭 성사시켜야 할 문제라고 아무도 이야기해준 사람이 없었다.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를 향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싸고 잇달아 당청 갈등설이 불거지자 "지금 대통령과 나를 (언론에서) 싸움 붙이려고 난리인데 절대 싸울 생각이 없다"며 몸을 바짝 낮췄다. 언론을 향해서는 "왜 자꾸 나와 청와대를 싸움 붙이려 하느냐"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원칙론의 朴대통령, 현실론의 金대표 '안 맞네'

이 같은 갈등은 역대 정부마다 있어 왔던 것이어서 이례적이지는 않다. 다만 시점이 대부분 임기 말이었다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집권 2년차에 불거졌다는 점에서 이른 감이 있다. 김 대표가 취임한지 꼭 100일만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 배경을 두고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난무한다. 두 사람의 정치 스타일 뿐 아니라 당청관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워낙 다르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원칙론'을, 김 대표는 '현실론'을 주창한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만 해도 박 대통령은 연내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앞세우고 있지만, 김 대표는 공무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야당과도 협상하는 등 현실적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주는 집권 여당, '수직적 당청관계'를 원한다면 김 대표는 대통령에 할 말은 하는 '수평적 당청관계'를 지향한다는 점도 당청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본질적으로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신뢰 문제도 거론된다. 과거에도 두 사람은 믿음 보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손을 잡기도, 잡은 손을 놓기도 했다.

두 사람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5년 1월 김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어 김 대표는 2007년 대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친박 좌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그를 '2인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2009년 친이계가 김 대표를 원내대표로 추대하려 했으나 박 대통령은 "친박계에 좌장이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어진 세종시 수정안 정국에서 김 대표는 수정안을 지지, 원안 추진 입장을 고수했던 박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친박계가 주도한 2012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대신 불출마를 택해 공천 탈락자들의 연쇄 탈당을 막아냈다. 같은해 대선에서는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박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했다.

개헌,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이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애증사' 때문이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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