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앞으로 햇반 카테고리를 강화해 오는 2018년까지 시장을 2배로 키우겠습니다. 또 2025년에는 햇반으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담당 박찬호 상무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햇반공장에서 열린 '햇반 R&D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96년 12월 첫 출시된 '햇반'은 당시 CJ제일제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할 만큼 주목받지 못했던 제품이다. 밥을 만들어 판다는 것만으로도 생소하게 여기던 때여서 '맨 밥을 누가 사먹겠냐'는 식의 반대 여론이 많았다. 그러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즉석밥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직접 나서 '햇반' 사업을 밀어부쳤다.
이후 2000년대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즉석밥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햇반'은 점차 일상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또 싱글족과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즉석밥을 즐겨먹는 이들이 점차 늘면서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햇반'만 해도 출시 당시 생산량이 2천 톤 규모에서 지난해 3만 톤을 넘어 15배 이상 성장했다.
박 상무는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96년 대비 36% 감소한 반면, 즉석밥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왔다"며 "4년 후인 2018년에는 국내 즉석밥 시장이 지금의 2배인 3천6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6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대시켜 2018년에는 매출 2천5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밥 시장은 16조 원으로, 이 중 상품밥 시장은 1%인 1천88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1인당 연간 상품밥 취식개수는 4.5개로, 74개인 라면보다 현저히 적다.
박 상무는 "우리와 밥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1인당 연간 상품밥 취식개수는 11개로, 우리나라의 2.4배 수준"이라며 "국내 상품밥 시장을 최소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면 아직도 잠재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성을 보고 CJ제일제당은 국내 쌀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쌀 가공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특히 최상의 밥맛을 구현하기 위해 햇반만의 차별화된 R&D 역량을 쌓아왔다. 그 결과 당일 도정 및 저온 보관 시스템을 구축해 일정 수준 이상의 밥맛을 유지하고 표준화하는데 성과를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 및 주요 대학교와 협력해 쌀 품종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대와 품종개발한 '큰눈영양쌀밥'을 선보였으며, 앞으로도 이들과 함께 가공밥에 적합한 맞춤형 품종, 건강기능성을 갖춘 품종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 상무는 "쌀 소비 감소와 대조적으로 즉석밥 시장은 향후 10년 내에 성장률에 가속도가 붙어 1조5천억 원 규모로까지 커질 것"이라며 "중장년층같이 즉석밥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층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각 업체들이 더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에 출시한 '큰눈영양쌀밥'을 필두로, 내년 출시 예정인 건강곡물 및 제철재료로 만든 밥 등 '건강한 밥'을 콘셉트로 하는 신제품을 앞세울 방침"이라며 "전체 20%인 잡곡밥 비중도 향후 5년 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식사대용식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품질 점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현재 25개국에서 연간 100억 원 규모로 햇반이 판매되고 있으며, 앞으로 해외 시장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중국 등에 공장을 지어 햇반을 생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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