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도 이동통신3사를 막지 못했다. 2일 새벽, 아이폰6에 최대 7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이른바 '대란'이 또다시 발생했다. 정부는 10월1일부터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시행중이지만 '대란'을 막지 못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폰6'가 10만~20만원대에 판매됐다. 아이폰6의 출고가가 79만원 수준이다. 이통사들이 아이폰6에 책정한 보조금은 최고가요금제에 최대 17~25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불법으로 5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된 셈이다.
이통사들은 서로 상대방을 보조금 대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경쟁사가 먼저 보조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자신들도 보조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이다. 이같은 변명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전에 수차례 이통사들이 했던 변명이다.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이통사들의 변명은 '도돌이표'처럼 똑같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라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할 경우 이통사 임원의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대란'은 전국 주요 유통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통신3사 영업 본부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면 발생할 수 없었다는 것이 유통가의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한달을 맞아 차별적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이용자 후생이 증대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자마자 이통사들이 이를 비웃듯 보조금을 투입한 것이다.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2일 이통3사 임원들을 소집,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 시행 이후 첫번째 위반사례인만큼 본보기 처벌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않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유통점에 책정된 리베이트가 페이백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며 "방통위의 단속 의지가 전해진만큼 당장은 안정화되겠지만 향후 이미 대란이 터진만큼 법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물론 이통사에 대한 강력한 제재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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