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토론회에서 계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두고 참가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3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위의 '계파주의 극복과 당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영남대 김태일 교수는 "새정치연합은 계파 활동이 정당 실현의 범위를 벗어나 전개되고 있어서 진화와 성장을 멈춘 정당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특정 계파가 패권성을 유지해서 당의 경쟁력이 손실됐다"며 "당내 최강 최대 계파로 현재 새정치의 계파 문제를 친노 문제로 정의할 수 있다"고 친노 그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계파 갈등에 대한 이미지가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져 정작 당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생산적 논의를 방해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이날 사회자로 나선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국회 활동 2년 동안 범친노, 친안 그룹, 소장파 강경파 등 저한테 붙은 계파 딱지가 6개나 된다"며 "친(親)자를 누구에게 붙이냐로 구분하는 정치 문법을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비례대표 초선인 홍종학 의원은 여기에 "계파 문제에 대해선 실체적 진실이냐 분열적 조작이냐 양쪽이 다 있다고 본다"며 "우리를 적대시하는 진영에서 계파 논의를 확대재생산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당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임을 들어 "우리 당의 전략적인 실패가 선거 패배로 이어졌는데 그것이 단순히 계파 때문이라고 호도된다"며 "2002년 대선의 성공신화에서 벗어날 새로운 성공모형을 만들어야 하는데 계파 논의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한겨레 임석규 기자는 "새누리도 친이-친박 구도로 적나라하고 피비린내 나는 18대, 19대 총선 공천학살을 벌였다"며 "'친박연대'라는 기형정당이 출연할 정도로 갈등이 심각했지만, 계파와 관련해선 야당이 훨씬 심각하게 인식된다"고 거들었다.
그는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을 당시 박근혜 의원이 주도적으로 반대하면서 친이-친박 갈등이 정책대결로 인식됐다"며 "친노-비노 대결 대신 국민의 삶에 와닿는 구체적 정책을 중심으로 논쟁과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도 "망국적인 계파 문제는 여야의 담합 구조로 연결된다"며 "계파 구조 아래서 의원들의 자율과 책임이 상실되고 국회는 불신의 대상이 된다"며 계파 갈등이 여야 공통의 문제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양당이 극단적 처방으로 당 체질을 바꾸는 경쟁을 해야 한다"며 ""대선캠프에 현역의원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대선후보가 선거 끝나고 한 자리 주는 관행을 없애는 등 적극적 대책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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