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카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 왔던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체크카드 수수료율인 1.5% 수준에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가맹점 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전날 실무협상을 통해 1.5%대에서 복합할부 수수료율 결정하는 방향으로 최종 의견을 조율했다.양측의 가맹점 계약 협상 시한은 이날까지다.
현대차와 국민카드는 지난달 31일 가맹점 계약이 만료됐으나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두 차례나 재계약 협상 시한을 연장한 바 있다.
양측은 전날 체크카드 수수료율 선에서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으며 이날 최종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 협상이 타결될 경우 국민카드 고객들이 현대차를 구매하는 데 불편을 겪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캐피탈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구조다.
현대차는 국민카드에 현재 1.85%인 수수료를 1.0~.1.1% 선으로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복합할부는 자금공여 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고 대손 비용도 들지 않는 데도 일반 신용카드와 똑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현대차의 주장이다.
반면 국민카드 측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상한선인 1.75% 이하로 인하가 힘들다고 맞서왔다.
양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며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다 합의점을 찾은 것은, 양측 모두에 고객 피해를 가져온다는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이원희 현대차 재무담당 사장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고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협상에 급물살을 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양측이 협상에 타결하게 되면 자동차 복할할부 수수료는 기존보다 약 0.3%p가량 인하되고,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수수료 비용을 감소할 수 있게 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판매사의 자동차카드 복합할부 수수료 부담액은 1천872억원에 달한다. 현대차의 경우 130억원 정도의 수수료 비용 절감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현대차와 국민카드의 협상 결과는 향후 카드 복합할부를 취급하고 있는 다른 카드사들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이 각각 내년 2월과 3월 각각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날 현대차와 국민카드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현대차는 다른 카드사와의 가맹점 계약 연장시 수수료율을 국민카드와 비슷한 1.5%대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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