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갭(GAP)은 지난해 6월부터 온라인 예약(reserve online) 또는 매장픽업(pickup-in-store)이라 불리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옷을 구매하기 전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방문해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결과 갭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21.5% 증가했다. 갭은 올 2분기까지 1천600개 이상의 매장 전체에 이를 적용했다.
반대로 '물리적'인 매장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온라인 배송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존의 매장 물류망을 활용했다. 아마존은 수많은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무료 락커(locker) 픽업' 기능을 제공하고 월마트는 페덱스(Fedex) 오피스가 있는 위치로 상품을 배송한다.
소셜, 모바일 등 새로운 채널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출현으로 인한 산업 변화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가 '옴니채널(omni-channel)'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옴니채널을 경쟁력의 수단으로 언급하는 등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IBM 스마터 커머스 리더 김준홍 상무는 24일 오후 서울 도곡동 한국IBM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고객은 광고 등을 본 뒤 의사결정을 했다면 이제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구매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며 "유통업체 입장에선 자신의 테두리(boundary)에 고객을 가두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의 힘은 고객쪽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객이 쇼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등을 통해 서로간의 경험까지 공유하면서 주변사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여러가지 방해요소가 생긴다는 의미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까지 미국내 전체 소매유통 비용의 60%는 온라인에 의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다. 현재 IBM은 온라인과 매장에서 옴니채널 커머스(commerce)를 가능케 하는 스털링 주문관리(sterling order management)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IBM이 강조하는 건 소비자 중심의 혁신이다. 예컨대 오프라인 매장만 하더라도 더 이상 구매를 위한 거래공간이 아닌 제품을 체험하기 위한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존 유통업체의 운영방식은 여전히 매장과 온라인 공간이 분리돼 존재하니 고객관리와 운영이 힘들다. 옴니채널 구축은 아직 걸음마 수준인 셈이다. 그는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채널에서 일관된 고객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햔국IBM 소프트웨어사업부 이용호 부장은 "앞으로 순전히 온라인이나 매장 한 곳만 운영하는 곳은 없어질 것"이라며 "매장 수나 크기를 늘린다고 매출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매장의 매출이 온라인과 소셜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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