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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스포츠' 게임시장의 새 격전지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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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스포츠 퀀텀점프]넥슨 엔씨 가세하며 글로벌화 가속

[류세나, 문영수기자] 유료 관중 4만 시대를 연 한국 e스포츠 시장이 게임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급 부상하고 있다.

국내 양대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라이엇게임즈 등 e스포츠 시장에서 잔뼈 굵은 기업들 사이로 틈새공략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인기 e스포츠시장에서 실시간전략게임(RTS), 적진점령(AOS) 등의 장르가 득세를 보이는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스포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노선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가운데 국내 e스포츠 절대강자 라이엇게임즈가 프로선수는 물론 대학생, 여성, 직장인 등 아마추어를 품는 정기대회까지 신설하겠다고 밝히면서 e스포츠 시장에 더욱 불이 지펴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바통 잇는다 '롤(LoL)' 리그 우뚝

라이엇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AOS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힌다. 5대5 대전으로 펼쳐지는 팀플레이의 재미를 엿볼 수 있는데다, 경기 초반부터 서로를 견제하며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묘미가 흥행 비결.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중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이다. 국내에서는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으로 불린다.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개최하는 롤드컵은 매년 시즌을 결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회로 2014년 시즌의 경우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대륙별 예선과 16강 조별 예선이,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는 한국에서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국내의 경우 게임방송사 '온게임넷'이 개최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롤챔스)와 인터넷 방송국 '나이스게임TV'가 진행하는 '나이스게임TV 리그오브레전드 배틀'(이하 NLB)이 주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대회로 분류된다. 용산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롤챔스 본선 평균 관중수는 약 300명 정도로, 결승전의 경우 수천명에서 1만명 이상까지 모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그동안 롤챔스는 연 단위로 윈터·스프링·서머 등 총 3회 대회, 싱글 토너먼트 방식으로 운영됐으나 2015 시즌부터는 풀 리그제로 운영되는 '롤챔피언스 코리아'로 변경되며 연 2회(스프링, 섬머)로 진행되며 8개 팀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10개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라이엇게임즈·온게임넷·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마스터즈' 대회도 있다. 올해 대회의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7개 프로 게임단이 출전해 우승을 겨루는 방식이다.

이밖에 여성 멤버로만 구성된 아마추어팀이 참여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아마추어 챌린지 레이디스', 매월 2회 진행되는 '클랜배틀', 전국 각지 PC방에서 진행되는 'PC방 토너먼트'에 이르기까지 크고작은 대회가 쉴새 없이 열리고 있다.

◆ 넥슨, 피파온라인3까지…e스포테인먼트 완성 꿈꿔

사실 넥슨은 e스포츠 영역에서는 '중고신인'에 가깝다.

이 회사는 2005년 국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를 시작으로 '서든어택', '도타2' 등 걸출한 타이틀들의 리그 운영을 통해 e스포츠 터닦기 작업을 마쳤다. 넥슨의 주요 캐시카우 중 한 가지로 분류되는 피파온라인3를 중심으로 리그 운영계획을 밝히면서 이 회사는 e스포츠 육성에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게임을 '하는' 재미는 물론 '보는' 재미까지 동시에 전달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넥슨은 피파온라인3를 게임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e스포츠가 결합된 'e스포테인먼트'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올 12월부터는 기존의 '챔피언십' 단일 리그에서 ▲최상위 랭커 12명이 참여하는 '챔피언십(프로)' ▲순위모드 기준 상위 랭커들이 참여하는 '챔피언십 챌린지(세미 프로)' ▲누구에게나 참가기회가 제공되는 'PC방 챔피언십(아마추어)' 등 3개 리그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게 되는 12명의 선수들에게 매월 연습지원금과 컴퓨터 등 개인장비 및 유니폼, 선수 소양교육 및 국가대표 선발 자격 기회를 제공, 선수들이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최소한의 제반조건 지원도 약속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서 두 차례 진행된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대회가 총 4억8천만 원 상당의 규모로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식 리그는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넥슨의 또 다른 e스포츠 종목 '도타2'의 경우 연간 상금만 3억3천만 원 규모로 집행됐고, 첫번째 스폰서십 리그 시즌1 우승팀에게는 1억 원 가량이 지원된 바 있다.

e스포츠를 향한 넥슨의 꿈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넥슨의 대표게임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카운터스트라이크', '도타2'에 이르기까지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전세계 게임기업 최초로 e스포츠 전용구장 넥슨 아레나를 오픈한 데 이어 한국e스포츠협회, 스포티비게임즈와 삼자협약을 맺는 등 e스포츠 육성에 대한 꿈도 키워왔다. 또 게임회사로는 이례적으로 e스포츠 전담팀도 꾸리고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e스포츠에 대한 넥슨의 의지는 이 회사가 개최하는 e스포츠 리그 상금 규모에서도 잘 묻어난다. 올 한해 넥슨이 피파온라인3, 도타2, 카트라이더 등 3개 종목에 순수 상금 명목으로만 집행한 예산을 합산하면 약 1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간 2회 열리는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약 4억 원), 던전앤파이터즈&사이퍼즈 액션토너먼트(약 6억 원)까지 합하면 연간 20억 원의 금액이 대회 상금만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가 여가문화로 자리매김해 누구나 가깝게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며 "넥슨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e스포츠라는 또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 나가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PG도 e스포츠가 된다…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주목

국내 대형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도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앤소울'로 e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해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MMORPG의 e스포츠화라는 다소 낯선 실험에 나섰다.

그 동안 e스포츠로 성공한 게임들은 대부분 실시간전략게임(RTS)이나 적진점령(AOS),슈팅 장르였다. 게임성을 기본으로 갖춰야겠지만 무엇보다 짧은 시간 내에 승부를 낼 수 있어 관전용 스포츠로 적합했기 때문이다.

반면 MMORPG 장르는 오랜시간에 걸쳐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 게임의 재미요소이자 주목적인 만큼 이를 e스포츠로 해석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뒤따랐다. 같은 장르의 게임 '창천온라인'이 길드전 콘텐츠로 한국e스포츠협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었으나 밸런스 문제 등으로 인해 리그가 비활성화, 자격취소를 당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게임 내 PvP 콘텐츠를 발전시켜 게이머들이 서로 동등한 능력치를 갖고, 순수하게 실력만으로 승부를 겨룰 수 있게끔 콘텐츠를 재구성했다. 또 캐릭터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비무연, 비무제 등 수차례에 걸친 온·오프라인 대회를 진행하며 e스포츠 콘텐츠로 다듬어 나가는 작업을 무수히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진행된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이하 블소 비무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월 14일 한정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이 발매 4분만에 전석이 매진되며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부산에서 치러진 블소 비무제 결승전에는 이틀간 6천 명의 유료 관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지난 1월 달성한 유료관객 4만 명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치지만 이제 갓 출범한 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블소 비무제의 유료관객 동원력은 특정 장르에 편중돼 있는 국내 e스포츠 상황에서 국산 MMORPG의 e스포츠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실제로 '비무제' 인터넷 티켓 예약판매는 온라인상에서 1분만에 매진되는 등 긍정적인 첫 발을 뗐다.

대회 상금 규모(3억 원)도 여타 e스포츠 대회와 비슷한 규모로 치뤄지면서 일반 e스포츠팬들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한국 최강자전 5천500만 원, 한·중 최강전에는 2억4천5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었다.

또한 단기 이벤트전에서 벗어나 블소 비무연, 블소 비무제 등 장기간의 실험을 거쳐 한국과 중국간 국가전을 치를 수 있는 국제대회로까지 발전시켰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다만 현재의 성과가 게임팬들을 기반으로 얻은 것이라면 앞으로는 일반인들과 타 e스포츠팬들도 다가올 수 있게끔 하는 게 엔씨소프트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엔씨소프트 한 관계자는 "MMORPG가 e스포츠로 도전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e스포츠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블소는 게임 내 특정 콘텐츠를 활용한 대전이라는 점에서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다"면서 "RTS, AOS, 슈팅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e스포츠 시장에 블소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심승보 글로벌사업그룹 상무 역시 "내년에는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 대만 등 보다 글로벌한 비무제로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스포츠 러브콜…글로벌 전략과 맞닿아

넥슨을 비롯한 네오위즈게임즈, 넷마블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들은 그동안 국산 e스포츠 활성화를 추진했으나 외산게임에 비견하는 성과를 내지 못해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운 좋게 한국e스포츠협회의 공인종목으로 선정됐지만 오래도록 명맥을 잇지 못해 종목 자격취소 통보를 받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들이 끊임 없이 게임의 e스포츠화를 추진하는 까닭은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 연장과 글로벌 전략과 맞닿아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지난 2013년 11월 중국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일본(5월), 대만(11월) 지역에 잇따라 리그를 오픈했다. 이번 비무제에서 가장 먼저 해외로 진출했던 중국지역에서는 이용자들과 국제전을 치렀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북미와 유럽 진출도 노리고 있으며 전세계 이용자들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하고 e스포츠를 앞세워 자연스레 게임의 재미를 알린다는 전략이다.

넥슨이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3 역시 올 여름 첫 아시아 지역 통합 e스포츠 대회 '인비테이셔널'에 한국,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총 7개국 대표팀이 참여, 큰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e스포츠 도전의 배경은 수익보다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문화형성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함께 보고 즐기는 게임 문화를 형성하겠다는 바람이 기업들의 e스포츠 도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스포츠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회준비 자금, 마케팅비용, 상금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를 통해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은 구조"라며 "게임이 e스포츠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엔 게임자체에 대한 라이프 사이클 연장과 함께 전체 게임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인식 변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세나기자 cream53@inews24.com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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