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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향한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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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텐츠는 '만점' 게임 운영은 '50점'

[문영수기자] 200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찾아왔다. 다섯번째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11월 20일 출시되면서 새로운 즐길거리와 장엄한 스토리가 게임팬들을 맞이했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앞서 출시된 확장팩에서는 접할 수 없던 색다른 콘텐츠와 특징으로 중무장했다. 인간과 오크를 비롯해 출시 초기의 그래픽 외형을 갖춘 종족들의 모습을 최신 감각에 맞춰 바꾼 점이나 모바일 소셜게임(SNG)을 연상시키는 '주둔지' 콘텐츠는 기존에 없었던 느낌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와우의 캐릭터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킬 만큼 풍부한 표정을 갖추고 있다. 또한 주둔지를 건설하며 얻는 재미는 그동안 변변한 거처 없이 노숙을 거듭했던 게임 속 캐릭터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준 것 같은 뿌듯함까지 느끼게 했다.

◆평행우주 속 과거로 돌아간 영웅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와우의 기본 토대라 할 원작이자 과거인 '워크래프트'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이전 확장팩인 '판다리아의 안개'가 외전격 성격을 띄었다면 이번에는 다시금 본래 이야기로 되돌아왔다는 느낌이다. 와우 마니아에게는 친숙한 '그롬 헬스크림', '듀로탄' 등 굵직한 영웅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 단순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간 것이 아닌, 또 하나의 과거 즉 평행우주의 개념이 도입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새로운 드레노어의 영웅들은 원래 (워크래프트의) 역사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즉 이들이 어떤 행동을 펼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실은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기대감과 재미를 안겨주기 충분하다. 일종의 대체역사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블리자드 특유의 스토리 전개도 매력적이다. 게이머들은 호드의 영웅 '스랄'의 아버지, 듀로탄의 편에 서서 광기에 물든 전쟁군주들의 폭력에 맞서 싸우며 성장하게 되는데, 재밌는 점은 스랄은 듀로탄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듀로탄은 이를 아직 모른다는 점이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듀로탄이 자각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드레노어의전쟁군주에는 수많은 복선이 등장하고 또 회수된다. 이전 확장팩의 최대 흑막 '가로쉬 헬스크림'의 행보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게임을 즐기는 과정도 상당 부분 변화가 있었다. 만레벨(100)을 달성하는 과정은 체감상 판다리아의 안개 때보다 두 배는 짧아진 듯 했다. 다만 이전 확장팩들과 달리 공중을 날아다닐 수 없어 이동의 편의성은 대폭 감소했다. 또 그만큼 필드에서 상대 진영을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 빈번히 견제를 당할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이용자간 대결(PvP)를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더없이 즐거운 레벨업 과정을 즐길 것으로 보이나, 그 반대라면 최악의 레벨업 환경을 극복해야 할 수도 있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레이드와 더불어 와우의 양대 콘텐츠의 한 축인 이용자간 대결(PvP) 요소가 다소 부실하게 다가왔다. 소수(2~5명)의 인원이 팀을 이뤄 상대와 실력 대결을 펼치는 투기장과 다수(15~40명)가 모여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전장의 경우 새로운 맵이 추가되지 않았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새로이 추가된 필드 전장 '아쉬란'은 예전에 선보인 '겨울손아귀 호수', '톨 바라드'와 달리 초반에 룰을 익히기도 어렵고 번잡스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칼질'을 통해 캐릭터를 이리저리 수정하는 블리자드식 밸런스 조절 방식도 여전했다.

◆서버 확충은 언제쯤? 운영 방식은 개선되야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은 운영이다. 쾌적한 서버 환경 구축은 블리자드 측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꼽힌다. 국내 주요 와우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와우에 접속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출시 이후 대인구 서버인 '아즈샤라'와 '하이잘'의 경우 오후 7시경에 접어들면 방대한 대기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한정된 서버 용량을 뛰어넘는 이용자들이 몰리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내 차례가 와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문제는 이 대기시간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때문에 퇴근 후 잠깐 짬을 내 게임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은 대기열만 기다리다 접속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월정액 이용요금을 지불하고도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경험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서버를 확충하거나 적절한 인구 분산 정책을 통해 원활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급선무로 보여진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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