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월권 논란 "다른 승객들은?"

[김영리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월권 논란에 휩싸여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오전 0시50분께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조 부사장의 지시로 '램프리턴'을 했다.

램프리턴이란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 탑승 게이트로 돌아가는 것으로 항공기 정비를 해야 하거나 주인이 없는 짐이 실리는 경우,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다.

퍼스트 클래스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은 승무원이 봉지째 견과류 식품을 건네자 "왜 넛츠를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고 해당 승무원을 질책했다. 대한항공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승객 의향을 물은 뒤 갤리(음식을 준비하는 곳)로 돌아와 견과류 봉지를 개봉해 종지에 담아 음료와 함께 제공하게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사무장이 관련 규정을 찾지 못하자 내리도록 했다.

하지만 항공법에는 기장이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돼 있어 이번 일에 대해 조 부사장이 월권행위를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조 부사장의 행동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법에 명시된 기장의 업무는 정시에 출발해 승객을 안전하게 도착시키는 것에 있다. 그것을 행하지 못하게 방해했기에 위반이다"라며 "램프리턴은 긴급상황으로 제한돼 있다. 아무때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미국공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FAA에 신고하면 미국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특권 의식으로 항공기 내에 모든 고객들을 화물칸 짐짝으로 생각하는지...2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버린 것에 대해 철저한 사과와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조 부사장 때문에 대한항공 이미지가 쭉쭉 내려간다", "비행기 탑승객들의 시간은 어떻게 배상할건데?", "수퍼 울트라 갑질이네", "기장도 맘에 안들면 비행 중에 내리라 하겠네", "안전이 아닌 과자 문제로...도착해서 문책해도 되는 것을...", "기내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는 오너께서는 전세기처럼 다른 승객들 개무시하고 비행기 후진시키는 건 도대체 어디 서비스 매뉴얼에 나오는 문구입니까?"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