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올해 국내 IT 서비스 업계는 '각자도생(各自圖生)'과 '무주공산 (無主空山)'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축약된다.
개정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 2년째를 맞은 올해 국내 '빅3' IT 서비스 기업들은 제 살 길을 마련하기 위한 각자도생의 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었다. 중견 IT 서비스 기업들은 대기업이 물러나면서 무주공산(주인없이 비어있는 산)이 된 '공공시장'을 놓고 전면전을 시작했다.
◆'빅3' IT 서비스 '각자도생' 생존경쟁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SW산업진흥법으로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은 공공시장에서 물러나 각자 자구책을 마련했고 올해는 그 걸음을 재촉했다.
지난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SDS는 물류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012년 10.3%를 차지했던 물류 BPO 사업 매출비중은 지난해 26.1%, 올해 3분기 기준 28.5%까지 올라갔다.
SK C&C의 경우 온라인·모바일 기반 중고차 유통사업 '엔카'와 메모리 반도체 모듈 유통사업을 핵심으로 한 비(非)IT 사업을 빠르게 늘려갔다. 그 결과 올 3분기 기준 비IT 사업(유통 및 기타부문)의 매출비중은 전체의 40.1%을 차지한 반면 IT 서비스 사업부문 비중은 지난 2012년 70.5%에서 올 3분기 40.1%까지 줄었다.
자체 솔루션 기반 IT 서비스를 추진하는 LG CNS는 카카오와 협력해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를 내놓으며 기업간 거래(B2B)뿐 아니라 기업 대 소비자(B2C)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선물하기', 롯데홈쇼핑, 배달의민족·배달통·배달365 등에서 쓰인다.
이처럼 각자도생의 생존전쟁에 돌입한 IT 서비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로도 주목받았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해외사업장과 계열사 중심 물류 IT사업으로, LG CNS는 스마트교통·스마트그린 등의 자체솔루션으로, SK C&C는 비IT 사업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열었다.
◆중견 IT 서비스 '무주공산'된 공공시장 놓고 전면전
반대로 '무주공산'이 된 공공시장은 중견 IT 서비스 기업들의 전면전이 본격화됐다.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LIG시스템, 농심데이타시스템(NDS) 등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업을 수주하며 올 한 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새해부턴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에게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공공 IT 아웃소싱(유지보수) 시장도 참여가 제한돼 중견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 공공부문 SW 및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사업 수요예보 조사에 따르면 내년 공공기관의 IT 아웃소싱 사업예산은 1조5천억원 규모다.
경쟁은 이미 달아올랐다. 올 하반기 발주된 공공 IT 아웃소싱 사업 중 최대규모로 주목을 모았던 360억원 규모의 우체국 금융IT 아웃소싱 사업은 최근 대우정보시스템·LIG시스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유리한 입지에 올랐다.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공공시장에 중견 기업들의 진출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익이 낮은 공공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감안해 수익이 나는 사업을 위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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