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정부가 25일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기업소득환류세) 기준을 확정하는 등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매입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투자로 인정받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행령에서 당초 계획과 달리 업무용 부동산을 투자로 인정함에 따라, 한전부지의 사용 목적이 '업무용'에 포함되는 지에 대한 향후 정부의 판단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질 전망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임금증가·배당액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할 경우 세율 10%로 과세한다. 투자와 임금인상, 배당액을 모두 계산하는 경우에는 소득의 80%가, 투자를 제외하고 임금 증가와 배당액만 계산하는 경우에는 소득의 30%가 기준이다.
투자 범위는 업무용 건물 신·증축 용지 및 건설비 등 사업용 유·무형 고정자산으로 제한했다. 내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현대차그룹은 10조5천500억원을 들여 지난 9월 매입 계약을 체결한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호텔 등을 지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한전부지와 신축 건물이 업무용 투자로 인정되면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낙찰 당시 지불한 계약금을 제외하고 내년 9월 25일까지 집행해야 하는 잔금 9조4천950억원이 모두 투자로 계상되기 때문에 일단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만일 환류세제 시행령상 업무용 부동산의 인정 범위가 공장 부지 등으로 국한된다면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에 추진하는 자동차 테마파크, 호텔 등은 투자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업무용'의 구체적인 범위는 내년 2월 발표하는 시행규칙에서 정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업무용 건물을 어떤 식으로 규정할지 좀 더 고민할 계획"이라며 "내년 1월 중에 좀 더 연구해 2월 시행규칙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착공 시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행 법인세법에는 건축물이나 시설물 신축용 토지의 경우 취득일로부터 5년 안에 착공신고서를 제출해야 업무용 토지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소득환류세제는 3년 한시법이기 때문에 이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부는 부동산 매입 후 1년 내 착공하는 경우에만 투자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착공 이전에 거쳐야 하는 인허가 등 절차가 복잡한 것을 감안해 기준 시점은 '허가 신청' 등으로 정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9월 한전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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