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직장인 A씨는 연말정산 원천징수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매년 많게는 몇 십만원까지 환급받곤 했는데, 올해는 오히려 세금을 추가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13월의 보너스'를 기대했던 A씨는 오히려 '13월의 세금폭탄'을 맞게 됐다.
내년 2월 연말정산 시즌에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절세 상품에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에는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공제 개념이 변경되면서 공제효과와 세금 부담 정도가 예년과 크게 달라진다.
연말까지 가입해야 유효한 금융상품들을 챙기는 꼼꼼한 '세테크' 전략이 필요할 때다.
◆ 소장펀드, 막강한 소득공제 혜택
최근 연말정산에서 가장 강력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떠오르는 것이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다.
소장펀드는 현재 신규로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공제 펀드로 잘 활용한다면 막강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장펀드는 연간 총 급여액 5천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가 가입할 수 있으며, 연간 납입액의 40% 소득공제 혜택을 적용한다. 연간 1천200만~4천600만원의 근로소득자가 소장펀드에 최대 연 600만원을 납입한다면 연말정산시 39만6천원을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소장펀드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오는 31일까지 가입 후 최대 600만원까지 일시에 납입하면 된다.
민주영 펀드온라인코리아 팀장은 "소장펀드는 대부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하므로 한 펀드에 '몰빵'하기보다는 여러 소장펀드에 분산 가입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주택청약종합저축, 무주택자 가입 가능
세대주로 등록된 무주택자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은 필수적이다. 소장펀드에 비해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혜택 규모는 적지만 안정적으로 꾸준한 저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연간 120만원까지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연간 1천200만~4천600만원 과세표준 기준의 근로자라면 7만9천200원을 환급받는 것이다.
이 역시 소장펀드와 마찬가지로 5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중도 해지시 세금 환급금을 모두 물어야 한다.
◆ 세제적격연금, 노후준비와 세테크를 동시에
과거 소득공제 혜택이 있었던 연금저축 세제적격연금은 세액공제로 변경되면서 혜택은 축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과 절세 효과를 고려할 때 여전히 매력적인 세테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연 1천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4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금의 13.2% 세액 공제 혜택이 있다. 올해 연말까지 가입한 뒤 400만원을 납입하면 된다.
다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해야 하며, 일시금으로 인출하면 연금 외 수령분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를 추가 납입해야 하는 불이익이 있으므로 장기적인 노후 대비 수단으로 활용할 자금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을 연금저축신탁이라고 하며, 보험사는 연금저축보험, 증권사는 연금저축계좌로 판매하고 있다. 세제 혜택은 같으나 각각 업권별 특성에 따라 수익률과 안전성이 다르므로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의 경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장점이 있으며, 증권사의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며 "여러 계좌에 나눠서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세금우대종합저축, 올해 말까지만 가입 가능
세금우대종합저축은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 올해를 끝으로 폐지되므로 필요하다면 올 연말까지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9% 분리과세해주는 우대상품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은 3천만원, 20세 이상 일반인은 1천만원이 한도다.
가입 후 만기일을 장기간으로 설정할 경우 계좌가 해지되지 않는 이상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기관에 따라 세제혜택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가입시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또 중간 출금을 할 경우에는 계좌가 해지되며 재가입은 불가능하므로 한 계좌에 1천만원 한도까지 넣는 것보다 여러 계좌에 나눠서 가입하는 것이 좋다.
◆ 재형저축·재형펀드, 높은 금리 비과세 상품
지난해 출시된 재형저축과 재형펀드도 비과세 상품으로 관심 가질 만하다.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으며, 내년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총 급여액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천500만원 이하인 사업소득자가 가입할 수 있다. 가입한도는 연간 1천200만원, 분기별로 300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 은퇴생활연구소는 "재형저축·펀드는 고수익 상품 투자시 비과세를 할용하려는 젊은층에게 적합하다"며 "고수익 상품을 비과세로 가입할 경우 절세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재형저축의 금리는 연 4%대로 일반 시중은행 금리에 비해 높으며, 15.4% 이자소득세까지 면제되므로 실질적인 혜택은 이보다 더 높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재형펀드는 채권이나 주식형 펀드 상품에 비과세 혜택을 더한 구조다. 특히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는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더 매력적이다.
재형저축과 재형펀드도 7년 이상 유지할 때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으로 그 이전에 해지할 경우 감면받은 세금을 다시 추징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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